《논어》, 공자_제8편 태백(泰伯) 13.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성현들의 가르침에 대한) 두터운 믿음을 가지고 배우기를 좋아하며, 죽음으로써 선한 도(道)를 지켜야 한다. 위태로운 나라에는 들어가지 않고 어지러운 나라에는 머물지 말아야 한다. 천하에 도가 행해지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조용히 숨어 살아야 한다. 나라에 도가 행해지는데 가난하고 천하게 산다면 부끄러운 일이며, 나라에 도가 행해지지 않는데 부귀를 누린다면 이 또한 부끄러운 일이다."
-《논어》, 공자_제8편 태백(泰伯) 13.
윤우와 은서가 아침을 먹고 거실에서 논다.
연필 하나씩 들고 숨은 그림 찾기 하는 모습을 보며 방으로 들어왔다.
주고받는 말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뒤 입이 조금 나온 막내가 찾아왔다.
"엄마, 맨날 오빠만 이겨."
"뭐 했는데?"
"원카드. 많이 들고 있는 게 이기는 줄 알았는데."
같은 색깔과 번호만 맞춰서 내면 되니 오빠들과 카드 게임도 한다.
은서는 유치원에서 받은 새 크로스백을 종일 하고 있다.
잘 때도 하고 자길래 벗겨 놓았더니 일어나자마자 가방부터 옆으로 멘다.
다시 오빠에게로 가고 무엇 때문인지 티격태격한다.
윤우가 조곤조곤 은서 화를 돋우고, 이상한 말로 약 올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 오빠! 잘 들어보라구!"
"하지 마! 하지 말라고!"
중재에 나서야 하나 싶으면 다시 같이 놀고, 또 조금 있으면 티격태격하는 게 반복이다.
"안 웃겨. 재밌지 않아! 오빠 안 도와줘! 원카드도 안 해! 숨은 그림 찾기도 안 해!"
동생의 강수에도 꼼짝 않는 오빠다.
"엄마! 안아 줘. 안아달라구~"
막내는 다른 형제보다 엄마와 가장 적은 시간을 보낸다.
이 생각이 들 때마다 괜히 짠해진다.
어느새 곁으로 모여든 아이들로 옆이 시끌벅적하다.
더위를 타는 건지 요 며칠 힘이 쭉쭉 빠져나간다.
조금만 움직여도, 앉아만 있어도 힘이 든다.
"조심해. 지금 엄마 위험인물이다."
엄마의 경고에 아이들은 웃기다고 큭큭큭 웃는다.
"엄마 사랑한다구."
이번엔 막내의 사랑 고백에 내가 웃었다.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면서 위태롭고 어지러운 나라 말고 평안한 나라가 되자고 되뇌었다.
'천하에 도가 행해지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조용히 숨어 살아야 한다.'
가장 위험인물인 나는 조용히 숨어 지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