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날 아침

《논어》, 공자_제8편 태백(泰伯) 15.

by 안현진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악사인 지가 초기에 연주했던 관저의 마지막 악장은 아름다움이 흘러넘쳐 귀를 가득 채웠도다!"


-《논어》, 공자_제8편 태백(泰伯) 15.



클래식을 비롯해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은 천재 같다.

미묘하게 움직이는 마음을 섬세한 선율로 담아낸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만든 사람들.

어떤 마음과 생각을 품고 살았을까, 살고 있을까.


베토벤의 곡을 좋아한다.

음악 안에 엄청난 사연이 들어있는 것 같고, 두꺼운 고전 소설 한 권이 들어 있는 것 같다.

귀가 잘 들리지 않을 때 썼다는 <비창>과 <월광 소나타>, 가장 좋아하는 <교향곡 제7번 2악장>은 힘들 때마다 찾게 되는 곡이다.

특히 <교향곡 제7번 2악장>은 원고 퇴고할 때, 출간을 앞두고 교정에 교정을 거듭할 때 무한 반복해서 들었다.

웅장하게 휘몰아치는 곡에 기대어 나도 힘을 내었었다.


아침부터 땀이 삐질삐질 난다.

아이 머리 묶어준다고 앉아 있는 순간에도 얼굴에 땀이 난다.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선풍기 앞에 앉았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날이면 비발디 사계 중 여름이 듣고 싶다.

네 계절 모두 좋지만 여름을 제일 좋아한다.

휘몰아치는 폭풍우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강풍으로 틀어놓은 선풍기 앞에서 여름을 듣고 느끼는 한여름 날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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