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내려앉은 밤

《논어》, 공자_제8편 태백(泰伯) 20.

by 안현진

순임금에게는 신하 다섯 사람이 있어서 천하가 잘 다스려졌다. 무왕은 "나에게는 능력 있는 신하가 열 사람 있다"라고 하셨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재를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더니, 그렇지 아니한가? 당나라에서 우나라로 넘어가던 시기에 비해 주나라 무왕의 시대에는 인재가 풍부했지만, 그 중에는 부인도 한 사람 있었으니, 실제로는 아홉 사람뿐이었다. 주나라의 문왕은 천하의 삼분의 이를 차지하고서도 은나라를 섬겼으니, 주나라의 덕은 지극한 덕이라고 할 수 있다."


-《논어》, 공자_제8편 태백(泰伯) 20.



은서랑 둘이서 무얼 할까, 어디 갈까 생각해도 동네 안에서 뿐이었다.

양산 하나에 의지해 다이소, 카페, 서점을 오갔다.

힘들 법도 한데 그늘이 나오면 시원하다고 좋아하고, 힘내라고 동요를 부르면 신나서 따라 부르고, 서점에서는 흔들 목마를 타며 여유롭게 엄마 책 고를 시간을 주었다.

집으로 돌아올 때, 기운이 다 빠졌는지 못 걷겠다고 했다.

둘 다 끈끈했지만 아이의 말랑함과 꼭 껴안고 있는 느낌이 좋았다.

은서는 안긴 채 하늘을 올려다보며 비행기도 보고, 나뭇잎이 많다는 얘기를 했다.

안아줄 때는 은서가 체력 충천, 내려서 걸을 때는 엄마가 체력 충전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더니 먼저 내리려고 한다.

집에 가면 샤워부터 하고, 산 것을 뜯어보자고 했다.

더운 날에는 땀이 잘 나기 때문에 자주 깨끗이 씻어야 세균이 우리 몸을 아프게 하지 않는다는 말도 이해한다.


막 씻으려 할 때 물놀이 갔던 아들 둘이 들어온다.

알아서 일기까지 다 쓰고서 게임해도 되냐고 묻는다.

셋이 옹기종기 모여 게임하고 게임 구경하는 동안 늦은 저녁을 차렸다.

먹고 치우는 동안에도 셋은 뭉쳐서 놀았다.

다들 피곤하고 다음 날도 물놀이가 예정되어 있으므로 일찍 자기로 했다.

그런데 안방으로 우르르 몰려온다.

너희 방 가서 편하게 자라고 해도 웃으며 안 간다.

행복하게 다 같이 자고 싶다, 바닥에 자도 괜찮다 한다.

둘이서 가위바위보를 하더니 맨바닥에서 잘 사람을 정한다.

은서 자리에 셋이 다닥다닥 붙어 장난치는 모습을 보다가 옆에 바닥 매트를 하나 더 깔아 주었다.

은서는 오빠들이 옆에 있고, 조금 바뀐 잠자리가 재밌는지 오빠랑 같이 자니 좋다고 했다.

매트 하나 더 펼쳤을 뿐인데 아이들은 뒹굴뒹굴하며 즐거워했다.

그래, 여름밤은 이렇게 다 같이 자도 괜찮겠다.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각자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만났다.

아이들이 곤히 잠들었다.

새벽에 깰 때마다 잘 자고 있나 둘러봤다.

행복이 내려앉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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