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8.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봉황새도 오지 않고, 황하에서 하도도 나오지 않으니, 나는 이제 끝인가 보구나!”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8.
지난 수요일부터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16:8을 적용해 16시간 공복, 8시간 동안 음식 섭취를 한다.
전날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공복 상태를 이어오다가 8시간 안에 두 끼를 먹는다.
오전에 요가를 가고, 끝나는 시간이 점심시간대니 나한테 적용해도 괜찮겠다 싶었다.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이유는 요가를 하면서 체중 변화가 크게 없고, 공복에 요가하는 게 좋다고 해서다.
당을 관리하고 싶은 이유도 컸다.
시간대도 맞아떨어지니 이참에 식이 관리도 들어가야겠다 싶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변화는 있었다.
늘 입에 달고 살던 커피를 하루에 하나밖에 먹지 못하는 걸 보고 놀랐다.
그렇게 줄이고 싶었던 커피였는데 시간이 없어서, 배가 불러서 못 먹게 되다니.
두 끼니까 최대한 건강한 집밥 위주로 먹게 된다.
라면을 집었다가 내려놓는 날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그리고 먹을 때 행복하다.
아이들 아침 챙겨줄 때 같이 먹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그런대로 잘 넘어간다.
챙기고 치우다 보면 요가 갈 시간이다.
끝나면 점심 먹을 수 있으니 괜찮다.
그런데 오늘 고비가 왔다.
사놓고 먹지 못하고 있는 요거트가 자꾸 눈에 밟혔다.
요거트에 시리얼 조금, 꿀 조금 둘러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몇 시간 뒤면 먹을 수 있어. 참을만하니 참아보자. 앞에 공복 유지해 온 게 아깝잖아.' 생각하며 다독인다.
한 번 깨진 틀은 다시 이어 붙여도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 틀을 처음부터 안 깨려고, 어떻게든 지키려고 한다.
공자께서는 성인(聖人)이 나오지 않음을 안타까워하는데 나는 식욕을 참는 나를 안타까워한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중에서도 식욕은 가장 하위인 생리적 욕구에 해당한다.
하위 욕구가 충족되어야 상위 욕구가 생긴다는 이론인데 나는 하위 욕구를 누르고서라도 상위 욕구를 추구하고 있다.
도대체 그게 무엇이길래.
건강해지고 싶은 마음, 나와의 약속 지키기, 성취감, 보람, 변화 등 다양한 이유가 섞여 있다.
요가 후 꿀맛 같은 요거트를 먹었다.
8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무얼 먹든 맛있고, 먹을 수 있는 것 자체에 감사해진다.
간헐적 단식이 주는 선물 중에는 심리적인 것도 있다.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인내 그리고 먹는 것의 행복함과 감사함이다.
변화는 안 해 본 것을 해 봐야 일어난다는 걸 함께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