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11.

by 안현진

공자께서 병이 심해지시자 자로가 제자를 시켜서 가신 노릇을 하게 했다. 병이 조금 뜸해지시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오래되었구나. 유(자로)가 거짓을 행한 지가! 가신이 없으면서 가신이 있는 척을 하다니, 내가 누구를 속이겠느냐? 하늘을 속이겠느냐? 또한 내가 가신의 손에서 죽기보다는 오히려 자네들의 손에 죽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또 내가 비록 성대한 장례는 치러질 수 없다 하더라도, 길바닥에서 죽기야 하겠느냐?"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11.



한동안 뜸하던 두통이 다시 생겼다.

찌르르 콕콕, 머리를 아프게 한다.

두통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어제 오후에도 교재 연구하려고 했는데 잤다.

한 시간 가까이 자고 일어나니 나아졌다.

왜 갑자기 두통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요즘 신경 쓰는 일이 많아서 그런가?

밤에 자꾸 깨면서 자서 그런가?


은서를 유치원에서 데려왔다.

놀러 갔던 두 아들도 때마침 같이 들어온다.

저녁으로 불고기를 볶아주려고 했는데 컵라면 먹으면 안 되냐고 묻는다.

물놀이 가서 먹으려고 산 자연드림 컵라면에 밥 조금 해서 먹었다.

아이들에겐 라면이 별미다.

후식으로 요거트도 먹었다.

설거지를 얼른 끝내놓고 앉았다.

거실 책상에서 커피 마시며 클레이 키건의 새 책을 읽었다.

옆에는 웃음이 멈추지 않는 세 아이가 있었다.

오빠들이 오늘 할 일을 하는 동안 은서는 내 품에서 모양 지우개를 가지고 놀았다.

동요도 흥얼흥얼거렸다.

그동안 나는 이번 달 신문 수업을 준비했다.


졸린 은서가 계속 방에 들어가자고 한다.

오빠들 게임 구경 하고 오더니 더 보채어서 거실을 정리하고 자러 들어갔다.

예상대로 은서는 금방 잠들었다.

낮에 자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았다.

영화 한 편 보고 싶어서 넷플릭스에 들어갔다.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는 옛날 영화를 봤다.

영화도 재밌었는 데다가 두 시간짜리 영화였는데 열두 시가 넘지 않아서 기쁜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두통이 있던 오후에는 아무것도 못하겠기에 몸을 쉬어주었다.

쉬면서 회복된 힘으로 저녁 시간을 아이들과 잘 보낸 것 같다.

그리고 좋은 영화도 한 편 봤다.

두통은 몸을 쉬게 해 주라는 신호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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