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같은 존재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12.

by 안현진

자공이 말하였다. “여기에 아름다운 옥이 있다면 궤 속에 넣어서 보관해 두시겠습니까? 좋은 상인을 구하여 파시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팔아야지! 팔아야지! 나는 상인을 기다리는 사람이네.”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12.



"나는 유니콘 같은 사람이란 말이야!"

전화기 너머 이야기를 들으며 이 대화 진짜냐고 한참을 웃었다.

유니콘 하니 백희나 작가의 《해피버쓰데이》 그림책이 떠올라 줄거리를 얘기해 주었다.

자신은 '유니콘'이란 말을 언제 처음 들었냐면… 하고 얘기하는데 잊고 있던 기억이 번뜩 떠올랐다.

"아! 나도 들은 적 있는데! 작년 여름에 처음 들었던 말이었는데!"


남편이 중학교 친구들과 하는 계모임에서 가족 물놀이를 갔었다.

동갑내기 교사 부부인 언니, 오빠가 있다.

언니가 그때 말했었다.

"현진아, 넌 나한테 유니콘 같은 존재야."

나를 유니콘에 비유한 말이 새롭고 신기해 한참 되뇌며 생각했던 말이었다.

그리고 잊고 있다가 1년 만에 다시 생각났다.


나에게 아름다운 옥이 있다면 그것을 보관할까? 팔까?

확신이 서지 않았다.

공자는 왜 "팔아야지!" 하고 자신 있게 답했을까?

아래 주석을 읽고 나서야 이해되었다.

공자는 자신이 재주를 감추어 두려는 은둔자가 아니라 자신의 재주를 세상에서 발휘할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임을 밝혔다.

내가 가진 옥을 내가 가진 재능으로 바꿔 생각하니 마음이 달라진다.

팔아야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해야지.


구슬동자의 블랙봉, 나루토의 사스케, 바이오맨의 실버 그리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유니콘.

이들의 공통점은 독자적이라는 것이다.

'독자적'의 사전을 찾아보면 1. 남에게 기대지 아니하고 혼자서 하는 것 2. 다른 것과 구별되는 혼자만의 특유한 것이라고 나온다.


스스로를 이미 유니콘 같은 존재라고 말한 사람은 자신이 가진 재능과 무기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기에 확신한다.

나에게 유니콘 같다는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게 있다면 그게 나의 재능 혹은 독자적인 면일 수도 있겠다.

유니콘, 넌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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