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1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가서는 벼슬 높은 이를 섬기고, 들어와서는 어른들을 섬기며, 상을 당했을 때는 감히 정성을 다하지 않음이 없고, 술 마시고 실수하지 않는 일과 같은 것은,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15.
6월에 운전 연습하다가 차 사고를 냈다.
사고 자체는 큰 게 아니었는데 수리는 한 달이 걸렸다.
그동안 아버님 차를 빌려 탔었다.
오래 기다린 끝에 받은 우리 차가 반가웠다.
지난 주말, 폭우가 쏟아지던 날 차에 문제가 생겼다.
다시 맡기고 렌트를 해 왔다.
비 오는 날 사고 난 차량이 몇 대 들어와 있어서 이번에도 수리 기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한다.
남편이 렌트해 온 차는 LPG 가스 차량이었다.
우리가 타는 기름차처럼 셀프 주유도 안 되고, 주유소가 많지도 않고, 아무 때나 갈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새벽 출근해야 하는 남편이 문 닫기 전에 주유를 하고 오겠다고 챙겼다.
못한 일이 있었지만 나도 따라나섰다.
남편은 차 사고가 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나에게 화내거나 혼내거나 원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덕분에 수리받는다, 아이들도 안전벨트 중요성을 느꼈을 거다, 큰 사고를 작은 사고로 막은 거다… 와 같은 말만 했다.
다시 운전대를 잡을 수 있도록, 포기하면 미안할 정도로 내게 괜찮다고만 했다.
나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막상 우리 차가 오자 두려움이 밀려왔다.
또 사고 내면 어떡하지?
남편은 두려움이 드는 게 당연하다고, 극복해 내야 하는 거라고 했다.
당분간은 운전대를 잡지 않을 것 같지만 언젠가는 다시 잡아야 한다는 무거운 마음이 있다.
아무도 내게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도 사고 낸 당사자인 나는 차 수리 기간이 길어지고, 차에 문제가 생기고, 불편함이 생길 때마다 미안해진다.
내가 사고만 안 냈더라면….
새벽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고 책상 앞에 앉았다.
은서가 일어나 나온다.
이제 5시인데….
한 시간 지나니 윤우와 선우도 모두 일어났다.
다들 오늘 하루를 일찍 시작했다.
혼자 시리얼 챙겨 먹는 아이, 그림책 보며 이야기하는 아이, 종알종알 말하는 아이.
셋은 거실에 모이더니 신문에 나온 범고래와 축구 이야기를 한다.
우리 가족 안에서는 문제가 없다.
직장 생활, 학교와 유치원 생활 그리고 나의 공부방 도 잘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아픈 곳 없이, 별일 없이 이어나가는 일상이 감사하다.
그거면 됐다.
차에 대한 두려움과 미안함은 내가 극복해 내면 될 문제다.
우리 일상에 대한 감사함에 비하면 차는 아주 작은 문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