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형인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14.

by 안현진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온 뒤에야 음악이 바르게 되어 아와 송이 각각 제자리를 찾았다.”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14.



다이어리가 자러 가기 전 그대로 펼쳐져 있다.

이제 다시 빈칸과 빈 페이지를 채워갈 하루가 시작되었다.

오늘 수업 일정, 할 일들을 하나씩 적어나갔다.

시간대별로 하루가 그려진다.

완전한 습관이 안 되어 자칫하다간 빼먹기 쉬운 일은 동그라미, 엑스로 실행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간헐적 단식과 같은 새로 시작하는 루틴도 이 덕분에 잘 유지되고 있다.


나는 계획형이다.

갑작스러운 만남은 대부분 거절한다.

그때 할 일이 정해져 있고, 그 사람을 만날 마음의 준비도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양제도 잘 챙겨 먹고 싶고, 가계부도 밀리지 않고 쓰고 싶은데 다 따로 놀던 항목이었다.

그런데 다이어리를 쓰고 난 뒤부터 한 덩어리로 묶이면서 꾸준히 해 오고 있다.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다이어리는 더욱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교재연구, 수업 일정, 수업 준비도 놓치는 거 없이 하고 집안 일과 개인적인 일정도 함께 관리한다.

아침에 계획한 일을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해 나가고, 저녁에 전체적으로 한 번 더 살펴본다.

못한 일은 왜 못했는지 돌아본다.

시간 관리에 대한 반성도 하고 다음 일정 짤 때 참고한다.


다이어리 쓰기는 심리적 안정감 부분에서도 크다.

뭐부터 해야 할지 뒤죽박죽 되어 있으면 걱정과 불안만 커진다.

하지만 우선순위별로 나누고, 할 수 있는 만큼 쪼개어 놓으면 '할 수 있어. 하면 되지. 별거 아니잖아. 거 봐, 결국 해냈잖아.'가 된다.

시간대별로 계획을 세우긴 하지만 빽빽하게 해놓지는 않는다.

쉬어갈 틈과 변수가 생길 것을 고려해 놓은 나만의 하루 계획표다.


가계부를 쓰다 보니 7월 계비를 안 낸 것 같다.

매월 초, 꼬박꼬박 냈었는데 7월은 첫 주를 놓치고 지나가면서 잊어버린 듯하다.

7월 첫째 주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잊어버렸을까.

종이 몇 장을 넘기니 바빴던 그 주의 일상과 마음이 읽힌다.

8월은 잊지 않게 미리 8월 스케줄표에 '계비 입금하기'라고 적어두었다.


다이어리는 나와 내 하루를 관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파트너다.

오늘도 함께 하루를 열고 한 발자국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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