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18.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자면 산을 쌓다가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그만두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내가 그만둔 것이다. 또한 비유하자면 땅을 평평하게 하기 위해 한 삼태기의 흙을 갖다 부었어도 일이 진전되었다면 그것은 내가 진보한 것이다.”
-《논어》, 공자_제9편 자한(子罕) 18.
과자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
매일 아파트 상가에 있는 슈퍼에 과자를 사러 갔었다.
‘하루라도 과자를 안 먹으면 어떻게 살지?’ 생각한 게 아직도 생생하다.
어른이 되어서도 과자를 비롯한 군것질을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하지만 전처럼 손이 잘 가지 않는다.
과자 가격도 많이 올랐고, 김혜수 배우가 과자 먹으면 못생기게 살찐다고 한 말이 콕 박혀서다.
없으면 안 먹을 테니 사지 말자가 된다.
저녁에 수업하는 친구가 전학을 가게 되었다.
마지막 수업에 과자 파티를 하기로 해서 과자를 사두었다.
저녁 7시 알람이 울렸다.
금식 시간이다.
눈앞에 과자를 두고도 아이들 먹는 모습만 바라봤다.
괜찮았다.
남편이 햄버거 두 개를 받아왔다.
내가 좋아하는 새우버거와 불고기버거가 하나씩 있었다.
시간이 8시를 향해가고 있었기에 아이들에게 몽땅 양보했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떡볶이를 추가로 끓여주었다.
과자도 햄버거도 떡볶이도 모두 먹고 싶기는 했지만 괜찮았다.
와, 내가 눈앞에 좋아하는 음식을 두고도 이렇게 아무렇지 않다니.
시작한 이후로 한 번도 깨지지 않고 있는 16:8 간헐적 단식.
아침이 조금 고비지만 잘 넘어간다.
몸무게에 연연하지 말라고 해도 제일 눈에 띄는 변화가 체중이니 어쩔 수 없다.
체중 변화는 인내의 충분한 자극제가 된다.
나의 의지로 하는 일인 데다가 그걸 잘 지켜나가고 있다는 뿌듯함이 기분 좋다.
몸을 비워내니 환경도 비워내고 싶다.
어느새 창고처럼 돼버린 세탁실 옆 공간도 오늘 정리할 생각이다.
매일 지나다니는 공간인데 점점 비좁아질 때마다 답답했다.
이걸 다 어떻게 정리하지?
막막해서 미뤄두던 일인데 더는 안 되겠다.
다는 아니어도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하기로 한다.
모든 게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들로 채워가는 건 분명 다르다.
매미가 운다.
다시 새 아침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