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 탈출 | 요가는 '시간'과 '압력'의 예술이다.

['쇼생크 탈출' 여담] 여담이라기에는 너무 마음에 와닿은 대목이라서..

by 아닛짜

<쇼생크 탈출>을 오랜만에 다시 보면서, 새롭게 다가오는 대목이 있었다.

앤디(팀 로빈스)가 작은 손망치로 굴을 파서 탈옥했을 때 교도소의 모든 사람이 경악했다.


레드(모건 프리먼)는 이렇게 회상한다.


"손망치로 굴을 파는 데 600년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앤디는 20년 안에 해냈다.
앤디는 지질학을 좋아했다. 빙하기와 수백만 년에 걸친 산맥의 생성.
지질학은 시간과 압력의 연구다.
사실 필요한 건 그것뿐이다.
압력과 시간. 그리고 입구를 감출 큰 포스터."


벽-라켈웰치.png
앤디의 독방 벽에 붙어있던 핀업걸은 19년 동안 리타 헤이워드에서 마릴린 먼로로, 라켈 웰치로 바뀌었다. 그리고 앤디는 탈출했다.


요가인으로서 나는 앤디의 탈옥 과정이 요가 수련과 겹쳐 보였다.


요가를 포함한 모든 인도 사상은 인간 조건에 관한 집요한 탐구에 전념해왔다.

인간을 제한하는 제1 조건은 시간성이다.


인간은 수명의 한계가 있으면서도 자신이 죽는 때를 모른다는 것.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성취물(학문, 예술, 건축, 종교, 문명..)은 이 사실에 기반한다.


우리가 영원히 산다면 지금 우리가 울고 웃는 모든 것들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다.

고대 인도인들은 시간 조건을 단지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지배하고 극복하고자 하였다.

그 경지는 우리에게 여러 이름으로 알려졌다.


'해탈(mokṣa)', '열반(nirvana), '자유(mukti)', '독존(kaivalya)', '불사(amata; 不死)'


요가는 인도 사상사에서 이러한 경지에 도달하는 방법론으로 자리매김했다.

요가는

시간성을 극복하기 위해

시간을 촘촘히 쌓아서

타성에 젖은 존재를

터뜨려버릴 충분한 압력을 만들어낸다.


요즘 '루틴(routine)'을 지키려는 많은 사람이 '매일 요가하기'를 선택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지질학이 시간과 압력의 학문이라면

요가는 시간과 압력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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