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봉수 Jul 11. 2022

인종차별. 증오범죄. 총기난사. 다른 나라 이야기


옆나라 일본에서 아베 총리가 총에 맞아 죽었다고 합니다. 좋아하지 않는 정치인이기는 했으나 테러로 인해 사망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잘됐다고 말할 수 없겠지요. 제가 아는 어떤 일본인 친구 (컬리지 학생)도 아베를 좋아하지 않고 신념과도 맞지 않지만 아베 피격사건에 애도를 표한다고 했었는데, 무엇보다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할 수 있는가라는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혼란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울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특히 많아진 뉴스 가운데하나가 아마 해외에서 겪는 인종차별에 관한, 혹은 증오범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증오범죄와 인종차별이 아예 다른 카테고리이기는 합니다만 당하는 입장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인종적인 구별이 차별로 이어지고 그 차별이 범죄의 모습으로 내게 벌어지는 것일 테니까요.



영국유학원을 운영하면서 가장 흔하게 듣는 질문 가운데 하나도 인종차별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의 결과이기는 하겠으나, 최소한 한국내에서 "영국에서의 인종차별이 다른 유럽보다 심하다"는 건, "영국(유학비용)이 미국(유학비용)보다 비싸다"라는 말 만큼이나 흔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눈치 채신 분도 계시겠습니다만 "영국이 다른 유럽에 비해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영국유학비용이 미국유학비용보다 더 크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영국 및 유럽에서의 인종차별과 관련된 부분은 이미 제가 여러번에 걸쳐서 자료와 함께 설명했던 적도 있었지요. 아래 링크가 있기는 합니다만, 굳이 글을 읽어볼 것도 없이, 링크에 따라온 이미지 안에서만 보더라도 유럽안에서는 북유럽 스칸디나비아와 영국이 더 진한 파란색 (안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anima221/221162322609




독일, 미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인종차별에서 안전하다?



그런데 말입니다....



위에 지도를 유심히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부분이 눈에 뜨입니다. 예를 들면 북유럽, 영국 (어떤 분에게는 그렇겠죠), 미국.... 심지어 독일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한국에 비해 인종차별에서 더 안전하다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지요.



미국만 보더라도 "노예문제"에서부터 "KKK"까지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만 하더라도 가장 흔하게 "인종차별과 혐오범죄" 특히나 학교내 총기사건만 1주일에 1건 이상씩 일어나는 곳인데 안전하다니 뭔가 이상합니다. 여기에 교과서에 인종차별의 대표적인 사례로 나오는 독일 (나치때)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파르헤이트)가 모두 "파란"(양호)... 하다고 나오는건 어떻게 해석해야할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데이터"의 차이는, 사실 소위 <인종차별> 지도의 배경이 된 질문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질문이 "당신은 인종차별주의자입니까"가 아니라, "당신 주변에 외국인이 살아도 되나요?"이기 때문이지요. 이 질문은 인종차별이라는 개념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주변에 외국인이 살아도 괜찮으냐는 일종의 취향(?) 혹은 인식틀에 대한 질문이기 때문에, 외국인에 대한 정의와 범위 그리고 감정과 행동 등에서 조사와 현실이 차이가 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응, 나는 내 옆집에 외국인이 살아도 좋아. 근데 중국인? 그건 너무 싫지" 혹은 "나는 외국인 좋아. 근데 냄새나고 버릇없는 것들은 맞아야지" 하는 사람도 "인종차별에서 안전" 범위에 들어가는 것이지요.



실제 아래의 <인종차별> 지도는 사회적인 인식의 수준이 어디에 있는지와도 명백하게 연관이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본다면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국가들 (주로 북미와 유럽)은 대부분 "안전"(파랑)한 지역에 가깝고, 아시아와 공산권을 포함한 제3세계 국가들이 "주의"(무색) 혹은 "위험" (적색)에 가깝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백번 양보한다고 해도 한국 (붉은색)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파란색)보다 인종차별이 심하다는 전제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인종차별이라고 다 같은 인종차별이 아니다?



어렸을 때, 좋아하는 가수 문제로 친구와 다툰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가수 이문세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제 친구가 막 뭐라고 한 거죠. 노래 못하는 가수라고 말이죠. 제가 좋아하는 가수를 대놓고 뭐라고하니 그 당시는 화가 났었고 한바탕 싸움이 되었고 며칠 동안 말을 안하고 지냈던 것도 같습니다. 물론 꼬맹이때의 일이고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그 친구자체가 싫어서 싸운 건 아니었으니 금방 화해하고 없었던 일처럼 지냈죠.



제 친구는 자신이 이문세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친구인 제가 자신이 싫어하는 이문세를 좋아한다고 하자 불편함을 알게 모르게 드러냈을 듯 합니다. 자신은 싫은데 제가 계속 좋다고 하니 결국엔 화가 났겠죠. 그 다음은 말싸움이라는 행동으로 표현이 되었던 것이죠. 다행히 주먹싸움이라는 물리적인 행동까지 나가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어릴적 제 친구와의 싸움의 일화는 인종차별이 발현되는 단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나와 같지 않음을 인식하는 단계와, 그 차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 단계, 그 불편함을 드러나는 단계, 그리고 불편함이 적대감으로 표출되는 단계 (말과 행동)로 말이죠.




절도와 강도 살인을 같이 놓을 수 없듯, 인종차별로 인한 범죄역시 동일하게 놓을 수 없습니다. "놀림(Bullying)"과 "폭력(Violence)"에 대응하는 것이 다르듯, 인종차별에 대한 대응 역시 달라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종차별을 하느냐 안하느냐와 별개로, 인종차별을 걱정하는 분들은 대부분 우리가 당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인종차별이 심한 곳 (비교적 위험한 곳)과 아닌 곳 (비교적 안전한 곳) 을 생각해본다면 소위 <인종차별> 정도에 관한 지도만으로는 부족하게 되지요.



결국 강력범죄의 하나다 - 인종범죄에 노출될 가능성



인종차별이 여타의 차별과 다른 점이라면 기본적으로 그 차별의 기준이 인종에 있다는 점인데요, 인종을 다른 단어 예를 들어 여성, 난민, 장애인, 소수자 등으로 바꾸어 본다고 하더라도 분포의 차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인종차별이란 시스템상 약자에 대한 차별이며, 사회안의 공격성이 개인의 공격성으로 표출되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눈여겨보시면 아실 수 있지만 한국에서의 인종차별 역시 낮은 수준은 아닙니다. 한국인이 절대다수인 한국이라는 상황에서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일 뿐 서양인 (백인)에 대한 우대와 한국인외 유색인종 (흑인 혹은 다른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은 일상에서 흔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이 한국인을 "인종차별 위험지역"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뜻은 아닌데요, 간단한 예로 차별받는다(?) 할 수 있는 인종의 사람이 길거리를 걸어가다가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은 높지만 그 사람을 직접 린치하거나 생명의 위협을 가하는 경우는 적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종차별에 대한 위험도는 단순히 "인종차별"이라는 질문이 아니라, 사회 혹은 개인이 약자에게 표현할 수 있는 폭력의 정도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부분에서 처음 인용했던 <인종차별> 정도에 관한 지도보다는 아래와 같은 <나라별 강력범죄 비율>에 관한 지도가 좀더 우리의 상식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별 강력범죄 비율>은 각국의 살인사건 사망률을 기준으로 만든 것으로, 유럽내에서의 차이가 드러나지는 않지만 일단 전세계적으로 본다면 말이지요.





법률적으로는 인종차별을 물리적 폭행 (Physical assault), 언어폭력 (Verbal abuse) 증오선동 (Incitement to hatred) 으로 나눈다고 합니다. 이러한 구분은 법률적 시각에서 (범죄) 인종차별의 정도를 구분하고 있을뿐, 지역적으로 얼마나 위험한가의 지역적 범위를 따질 때는 큰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이미 범죄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인종차별지도" (혹은 관용도 지도)는 이런 시각에서의 실제적인 범죄지도에 가깝고, 전세계적인 인종차별의 위협 혹은 그 범위를 보기 위해서는 <강력범죄 비율>과 <인종차별 정도>의 지도를 함께 본다면 좀더 구체적인 위협의 정도를 가늠하는데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어디가 더 위험하고 어디가 덜 위험한가?



어디가 더 위험하고 어디가 더 안전한가의 문제에 대한 분석은, 위에서 잠깐 살펴본 <강력범죄 비율>이나 <인종차별> 정도에 대한 지도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는 어려운 주제이기도 할 것입니다. 다만 며칠 전 아베 전 일본수상에 대한 피격이나, 미국으로 대표되는 총기사건들, 그리고 인도에서의 명예살인을 비롯한 폭력과 범죄들의 사례로 본다면 단순히 범죄자체의 충격성과 별개로, 그러한 일탈이나 범죄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자주 혹은 어느 정도까지 용인되는가를 고려해본다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수 있다 생각합니다.




인종차별과 그에 따른 인종범죄를 구분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실제 활동의 안정성을 생각하는 측면에서 유용하다 생각합니다. 즉 인종차별을 하나로 생각해서 인종차별이 있다 없다로 양분하거나 인종차별 자체에 대한 논의를 하기 보다는 실제적으로 인종차별(범죄 혹은 그 증후)이 일어나는 층위를 구분해 보는 것이지요. 실제로 활동하는 측면에서도 단순히 그 나라에 몇 퍼센트의 인종주의자가 있느냐 보다도 실제로 내가 인종차별이나 인종범죄에 노출된 가능성이나 그 정도가 어떠한가가 최종적으로는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모든 이가 나를 좋아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일 것입니다. 내 존재 자체가 불편한 사람들은 지금 내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내게 직접적인 해꼬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그 사회의 일반적인 "범죄"의 개념, 그리고 "사회적인 인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치, 저와 제 친구간의 다툼이 나이가 들고 사회 규범이나 윤리 등을 접함에 따라 더이상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아래 동영상은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인종적 차별과 차이가 어떻게 구성원들에게 교육되는지, 그리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단상을 제공하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싱가포르에서도 비슷한 동영상 자료가 있는데요, 대상이 달라서인지 혹은 이 역시 편견인지는 모르겠으나 싱가포르의 자료가 좀더 직설적이고 대답을 유도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I3wJ7pJUjg


https://www.youtube.com/watch?v=F2hvibGdg4w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