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앤 더머, 브렉시트 (Brexit) 단상
뭐 브렉시트 (Brexit)가 뭐냐에 대해서는.... 워낙 많이 나와있죠.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영국이 EU 연합에서 떠난다는 뜻인데요, 2년전에 국민투표를 통해서 “떠나자”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찬성 51%, 반대 49%).
그럼 그냥 그렇게 하면 되죠. 그런데 절차를 밟다가보니 “어라 이 산이 아닌가벼” 한 거에요. 그래서 의회를 중심으로(?) 다시 반대파 (흔히 EU잔류파라고 부릅니다)의 목소리가 커진 상태입니다. 흔히 EU와 영국의 이혼이라고 말하듯, 어떤 면에서는 이혼소송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자식 (국민)도 있는 상태, 공동재산도 있는 상태에서 말이죠. EU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그냥 니꺼 다 가지고 나가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근데 영국의 입장은 좀 복잡하죠. 집은? 아이들은? 앞으로의 면접권은? 등등..
그냥 정치인들이 얼마나 책임감없고, 멍청했는가를 얘기하는 거죠. 구글에서 “Brexit propaganda” (브렉시트에 관련된 정치 광고)라고 한번만 검색해보시면 됩니다. 영어로된 글을 굳이 읽을 것도 없이, 당시에 사용된 이미지들이 보이는데,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EU에 보내는 돈으로 우리의 낙후된 국가의료보험제도 (NHS)를 지원하자. 두번째는 (이게 더 본질적이었는데) “난민들이 쳐들어온다” 였죠.
다만 재미난 건, 지금의 브렉시트 재투표 요구, 브렉시트의 범위 (No Deal, Hard, Soft) 등에서 앞선 두 가지 이슈가 사라졌다는 거에요. 말인 즉, 저 두 가지 모두 자료(Data)로는 맞지만 제대로된 정보 (Information)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특히나 당시에도 이슈가 되었던 나찌 수용소 사진같은 “이민자의 침략” 등은 도대체가 어디로 갔나 싶지요.
전 두 명을 주목하고 싶습니다. 한 명은 브랙시트 (Brexit)를 국민투표로 이끌고간 보수당 당수이자 총리였던 데이비드 카메론 (David Cameron), 그리고 바로 위, 저 유명한 포스터의 주인공이었던 영국독립당 (UKIP)의 당수 나이젤 패라지 (Nigel Parage)지요. 카메룬 총리는 당시 열세였던 자신의 득표를 위해 브랙시트의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약을 지켰죠. 정작 자신은 줄곧 반대(EU잔류)였는데요, 브랙시트가 가결되자 총리에서 사임했습니다. 공약을 지킨걸 장하다고 해야할 지, 아니면 스스로 안된다고 생각한 것을 정치적 유불리를 위해 이용했다고 욕을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더 극적인 건 나이젤 패라지였습니다. 나이젤은 단언컨대 브랙시트 국민투표 당시 가장 언론에 주목을 받았던 정치인일 것입니다. TV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당시 티비만 켜면 나왔던 얼굴이기도 했죠. 저 자극적인 포스터와 함께 말이죠. 브랙시트가 가결되고 나선 슬그머니(?) 사라져버립니다. 브랙시트 가결후 인터뷰에서 “EU에 들어가던 분담금을 복지에 쓸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불가능할 거다”라고 답한 것도 유명하죠. (자기도 안되는 걸 알면서 왜 하자고 한 걸까요?) 더욱이 자기는 EU에서 떠나자고 해놓고 자기 자식들은 독일 시민권을 취득했지요. (떠나자고 해놓고 말이죠). 나이젤은 똑같이 방송인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자주 비교되고, 실제로 둘이 엄청 친하기도 하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으로 예방한 영국 정치인이 나이젤이기도 했죠 방송인이라는 건... 그만큼 미디어를 잘안다는 뜻인 것은 맞겠죠. (직업이니까요).
짧게 쓰려던 글이 약간 길어졌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영국이 브렉시트 (Brexit) 문제로 이렇게 시끄러워진 것은 저 두 사람의 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파운드화가 내려가서 영국유학 비용이 20% 이상 낮아진 건 감사하다고 해야할까요?) 자신의 지위를 위해 혼란을 유도했고 (데이비드 카메룬), 자신의 인기를 위해서 국민을 대놓고 속였다 (나이젤 패라지)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합니다.
나중에 "그럴 줄 몰랐다"고 해서 용서해주면 안됩니다.
물론 여기엔 이들만 있는 건 아닐 겁니다. 일차적으로 영국 국민도 있고, 언론도 있었지요. 브랙시트가 옳거나 그르거나 그 말이 아니라, 이렇게 중요한 걸, “중요한 지 몰랐다”고 하거나, “중요해질 줄 몰랐다”거나, “논란이 될 줄 몰랐다”고 슬그머니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하는 소위 “책임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리고 그 모습을 다 보고 있었던 사람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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