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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봉수 Mar 28. 2020

진보(보수)가 그렇게 쉬워요?


"바다"를 떠다니다 우연히 "정치성향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찐보수? 찐진보?" "찐"이 "진짜" 정도의 의미일거라 추측만 해보고 시작을 해보니 문항은 15개... 결과는 비밀..






근데 찜찜해요.



진보가, 보수가 그렇게 쉬운 건가요?


테스트는 기본적으로 현재의 정책에 대해, 혹은 현정권의 정책에 대한 찬반의 성격이 짙었습니다. 결국 현정권의 정책에 (코로나, 부동산, 세금, 교육, 탈원전, 개인방송 규제 등) 찬성하면 진보, 아니면 보수라는 거죠. 근데.... 그게 그렇게 쉬운건가요? 국민을 우습게봐도 너무 우습게 보는...



그냥 구글에서 "정치성향 질문"이라고만 쳐봐도 알 수 있습니다. 질문의 깊이가 다르죠. 문제는 깊이뿐 아니라 지향점이 다르다는 것. 사회 구성원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너무 단순하게 본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개별 정치적 사안에 대해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건 편리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사회를 너무 강한 이념적 대결로 끌고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더욱이 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본다면, 진보와 보수, 이념대결로 끌고가는건 피설문자가 각각 거대 양당 체제에 속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 내가 진보인줄 알았는데 보수였구, 보수당 찍어야지" 아니면 그 반대도 가능하겠지요. 가중치 등에 대해 공개가 안되어있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중도보수쪽에 기준을 두고 기획된 테스트라는 느낌도 강하게 들었습니다. 본래 현체제의 안정이 보수의 진짜 의미일텐데 과거회귀가 보수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었죠. 뭐... 일본이 말하는 잃어버린 20년처럼, 한참 전의 세상이 "좋은 시절"이었다고 회상하는 느낌까지... 뭐.. .이건 좀 오바려나요?





반면, 아래는 구글에서 가져온 정치성향 질문의 일부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어떤 테스트를 하나 찾아봤습니다. 1초만에, 첫페이지..)



몇 개 문항만 옮겨봅니다.



"옳든 그르든, 나는 항상 내 나라를 응원한다"


"어느 누구도 출생국가를 선택할 수 없다. 따라서 그에대해 자부심을 갖는건 바보짓이다"


"세계화가 불가피하다면, 세계화는 자본보다는 인간에게 더 집중해야한다"


"모든 권력은 의심해봐야한다"


"보호무역 주의는 때때로 필요하다"


"정부는 대중을 오도하는 (잘못으로 이끄는) 사업을 벌해야한다"


"물가상승을 관리하는 것이, 실업률을 관리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낙태는 여성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한 반드시 불법이어야한다"


"자신의 능력에 따라 생산하고, 필요에 따라 소비한다는 생각은 기본적으로 좋은 것이다"


"학교는 출석을 필수로 생각하지 말아야한다"


"좋은 부모는 어떤 때는 자녀에게 체벌을 가해야한다"


"진정한 자유시장은 다국적 기업의 독점을 제한해야한다"


"심각한 범죄에 대해, 사형제는 필요하다"


"시장이 자유로워질수록, 사람도 더 자유로워진다"


"아무 것도 나타내지 않는 추상예술은, 예술로 불리워지면 안된다"


"토지는 사고파는 상품이어서는 안된다"


"점성술은 많은 것들을 설명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불행을 가지고 태어난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인권을 갖지만, 그들은 그들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놔둘 필요가 있다"


"방송기관은 그 컨탠츠와 별개로 공공자금을 지원받으면 안된다"


"우리의 시민적 권리가 반 테러리즘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제약을 받고 있다"


"전자시대는 공공감시를 더 쉽게해주지만, 그건 범죄자들에게나 해당하는 얘기다"



등등....



결과보다도 질문내용을 보기 위해 해보는데도 한참이나 걸리네요...



해보면서 드는 생각.... 그렇지... 진보든 보수든 자유주의든 권위주의든 하나의 명확한 기준이 있는게 아니니까요. 환경, 여성, 국제문제, 교육, 정치, 종교, 인종, 교육, 문화, 테러리즘, 경제 등등 모든 영역에서 자유와 권리, 휴머니즘, 세계화, 민주주의 등의 가치가 충돌하게 되니 말이에요..




그런 점에서... <나는 찐진보? 찐보수?>로, "나도 몰랐던 정치성향"을 알려준다는 15문 항의 테스트는 가치에 대한 좀더 깊은 생각은 고사하고 실제로는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더불어 문항의 구성이 가치 자체보다 선거를 앞두고 현정권에 대한 호불호를 기준으로한 편가르기를 조장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테스트였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아래는 구글에서 검색해본 정치성향 테스트... 영어를 포함해 10개국 언어로 번역이 되는데 한국어는 아직 없어서 아쉽..... 하지만 "구글 페이지 번역"으로 보시면 영어 1도 못해도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끝나고 나면 Certificate 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politicalcompass.org/te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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