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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봉수 Apr 20. 2020

[코로나19] The Best Possible 3.

The Best Possible 3. 온라인 영어수업 (영국)

[코로나19] The Best Possible 3. 온라인 영어수업 (영국)



오늘은 예고한 것과 같이, 지난 글 온라인 영어수업 (한국)에 이어, 온라인 영어수업 (영국)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국유학원 원장이니 무조건 영국 온라인 교육이 좋다라고 말할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 그렇진 않습니다. ^^ 직접 봐주세요.



온라인 수업은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일정부분 뛰어넘는 수업방식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에 의한 반강제적 환경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앞선 이야기에서 말씀드렸듯 한국에서도 수없는 온라인 영어교육 플랫폼 광고들이 나오고 있고, 영어로 먹고산다고 말할 수 있는 영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 온라인 영어교육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관인 BBC와 영국문화원도 빠질 수 없겠지요. 이 중 영국문화원은 자체적으로 수익창출을 위한 직영 학원을 대대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수업은 없어진 상태인데요, 그럼에도 불구 Future Learn 이라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통해 무료 수업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영국도, 한국도 온라인을 통해 강의를 하고, 교재로 사용한다는 것은 동일하지요. 그럼 ... 같은 것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이번 시리즈글의 1번 제목이 "온라인으로 대동단결"이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을 다 온라인으로 하려고 하나.. 하는 질문에서 제목을 따왔지요. 아니나 다를까 영어로 밥먹고 사는 영국사람들이 (미국이 아니라 영국입니다. ^^) 앉아서 굶을리는 없잖아요. 그래서 학원들도 앞다퉈 온라인 강의를 만들어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는데요, 현재 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온라인 강의는 바로 "강의 자체"를 온라인으로 한다는 것이죠.



온라인 강의면 다 같은 온라인 강의지 뭐가 다르냐구요?



한국에서의 온라인 강의는 강의 재료를 온라인으로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과거 책으로, 카셋트로, CD로 제공되던 자료들을 온라인상에서 쓸 수 있게 만든 것이죠. 여기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고속 통신망이 한몫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더 근본적으로는 "영어를 영어답게 쓰는 사람이 없다"는 것과 "빨리빨리" 성과를 내야한다는 조급증이 더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어교육이라는 챕터를 쓰기 위해 사실 2주간 5군데 정도의 온라인 강의를 들어봤습니다. 더불어 지지난주부터 시작된 웨비나의 홍수속에서 영국의 온라인 강의가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진행될 것이다)라는 것을 알 수 있기도 했지요.



간단하게 말하면 영국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강의는 시차를 두고 온라인으로 교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간에 맞춰 학생과 선생님들이 같은 유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플랫폼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온라인 교육은 시간과 공간(지역)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고 말씀드렸는데, 이점에서 본다면 영국의 온라인 영어교육은 지역적으로는 떨어져있지만 같은 시간에 모여서 같은 내용을 공부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는 것이죠.



온라인 수업안에서 선생님들은 준비해온 자료를 기준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갑니다. 함께 인사를 하고,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방식은 동일하구요, 중간중간에 주제를 주면서 옆사람과 얘기해보라고 유도하는 것도 동일합니다.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운영중에 다시 작은 대화방을 열어서 거기에 2~3명을 배정해서 서로 얘기하도록 하는 것이죠. 보통의 영어수업을 온라인으로 하는 것만 달라진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2주에 걸쳐 여러 학원의 영어강의를, 그것도 여러번이나 들어본 소감은??



역시나 별로... ^^ 라는 것.



초기라서 그럴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학생이나 교사나 아무리 준비해도 실제 교실 수업에서 가질 수 있는 몰입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잠깐잠깐 딴 짓을 하더라도 누가 알 수가 없고, 작은 채팅방으로 들어가서 전혀 다른 소리를 하더라도 누가 확인할 수가 없다는 점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모든 사람이 정말 열심히 하려고 한다면, 일정 수준의 효과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교육은 모름지기 "안하고 싶은 사람"까지도 고려해서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름 "한계"만 보고 나온 셈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굳이 한국의 온라인 영어교육과 영국의 온라인 영어교육을 나눠서 글을 썼다면 뭔가 차이점이 있어야할 것입니다. 나름은 어느 쪽이 승자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싶은데, 이번엔 승자가 있는 싶네요. 그래서... 뭐라는 거냐... 싶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이번 이야기에서 제가 진짜로 하고 싶은 얘기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영어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



영국에서 영어공부는 혹은 영어공부의 방법은 어떤 경우든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합니다. 물론 영국에서도 더 좋은 교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여러가지 교재들이 즐비하지만, 그걸 "영어교육의 코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칼럼에서도 여러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영어를 배운다"는 영어 문구는 "Learning English" 입니다. 한국어의 "영어공부"를 옮긴 "English Studies"는 영문학이나 영어 언어학을 공부한다는 의미죠.



때문에 영국에서의 온라인 영어교육은 시차에도 불구, 강의내용을 올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제한적이나마 파워포인트 화면에 학생들이 말한 내용을 받아적은 후 말한 내용의 문법적인 오류나 더 나은 표현으로 바꿔주는 선생님도 계셨고, 몇 명이 되지 않을때는 따로 방으로 보내지 않고 전체방에서 토론을 진행하는 선생님도 계셨지요. 물론 그 모든 노력이 결과로 정직하게 이어지지는 못하고, 심지어 모든 강의는 1회적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는 시간적 소모가 큰 과정이라고 하더라도 영어를 살아있는 언어로 다룬다는 기본 규칙을 버리는 선생님은 하나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로 더 화려한 주제나 화면 구성, 다양한 음향 효과 등 학습자의 관심을 유도하는 한국의 온라인 영어교육은 학습자를 관찰자 혹은 여행자로 만드는 반면, 영국에서의 온라인 영어교육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언어를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어와 문법을 외운다고 언어가 되는게 아니라는 걸 아는데 걸린 수십년, 이제 여기에 온라인으로 단어와 문법, 조금더해서 몇 개의 문장을 더 외운다고 뭔가 특별히 달라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요. 그리고 바로 그 지점이 비단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한 교육의 차이가 아니라 한국이 생각하는 영어와 영국에서 생각하는 영어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래서 영국에서의 온라인 영어교육은.... 자료적인 측면에서는 영국문화원이나 BBC English를... 실제 회화를 위해서는 여러 학원의 온라인 강의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싶습니다. 사실 어학연수라는 것이 단순히 교실 수업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도 하고, 현지에 가서 직접 어학연수를 하는 것 보다는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수업료만 놓고 비교해보면 1/2 ~1/3 정도로 저렴하기도 하니까요. 


그야말로, The Best Possible.


현재 할 수 있는 상황안에서의 최선으로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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