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끝에 다다르면
서울의 어느 한 폐차장의 허름한 컨테이너 안.
20대 중반의 한 청년이 무언가에 몰두한 채 벽면 가득한 모니터들을 분주히 둘러보고 있다.
“아싸! 이거 이거 긴장되는 순간인데!” 캡틴 아메리카 피규어를 집어 들어 실험용으로 만들어진 텔레포테이터에 넣으며 혼자 중얼거린다.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키보드의 엔터키를 힘 있게 ‘탁’ 내려치자, 테스트용 미니 텔레포테이터의 투명 유리관 바깥쪽으로 두 겹의 검은 관이 아래서부터 올라와 캡틴 아메리카 피규어가 들어있는 유리관을 감싼다. 그 검은 관의 안쪽은 거울처럼 보이는데 유리로 만든 것은 아닌 듯하다. 티끌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한 표면은 굴곡 하나 없이 매끈하다. 검은 관이 모두 올라오자 청년은 검은 관과 같은 재질의 뚜껑을 조심스레 관 위에 덮는다. 그리고 관 옆의 스위치를 누르자 ‘우잉’하는 소리와 함께 희미한 섬광들이 검은 관의 뚜껑 사이 미세한 틈으로 삐져나온다.
잠시 후, 번쩍이던 섬광들과 소음이 멈추고 눌려있던 스위치가 튀어 올라온다. 청년은 뚜껑을 열고 키보드의 엔터키를 친다. 그러자 검은 관들이 내려오고 유리관 안에 캡틴 아메리카 피규어가 넣었을 때와 동일한 자세로 우두커니 서있다. 그것을 확인한 청년은 괴성을 지르며 컨테이너 문을 박차고 달려 나간다.
폐차장 반대편 끝에 있는 검게 락커칠이 된 다른 컨테이너의 문을 열고 들어선 청년이 급기야 환호성을 지른다.
“이야! 드디어 성공이다! 성공!”
검은 컨테이너 안. 일반 냉장고 크기의 보급형 텔레포테이터에는 캡틴 아메리카 피규어 하나가 테스트용 텔레레포테이터의 캡틴 아메리카 피규어와 동일한 자세로 들어있다.
청년은 금지된 복제기술 개발에 지금 막 성공한 것이다.
“야! 라니! 뭐 하는 거야! 이거 좀 옮겨라!”
“넵! 아버지!”
유리관 속 피규어를 반짝이는 눈으로 지그시 바라보다 컨테이너의 문을 조심스레 닫으며 거대한 포클레인 쪽으로 달려간다.
라니는 희망이 가득한 미소를 띠며 포클레인에 올라탄다.
“이제부터 나는 재벌이다!:
라니는 어제 들어온 폐차를 향해 포클레인을 몰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