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기쁨
2주 전 어느 저녁..
작업실에서 눈이 빠져라 그림책에 들어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기쁨이 갑자기 베란다 쪽으로 우다다다 힘차게 달려갔다.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나도 급하게 작업실 밖으로 나갔다.
방충망을 사이에 두고 기쁨과 낯선 침입 고양이가 털을 세우고 대치 중이었다.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며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이..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일에 난 당황하며 서서 보고만 있었다.
굉장히 위협적인 고양이가 차츰 몸을 부풀리며 다가왔다.
괴상한 소리와 한껏 부풀린 털로 기쁨이를 기선 제압하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녀석은 이미 기쁨에게 기가 눌린 듯 보였다.
기쁨이도 털을 세우고 힘 있게 서서 그 침입 묘에게 경고하듯 낮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침입 묘가 방충망 바로 앞까지 다가와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었다.
자칫하다 방충망을 찢고 서로 몸싸움이 벌어질 위기의 순간!
당황한 난 무심결에 기쁨이를 보호하려 배를 감싸 안아 들어 올리려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말았다.
기쁨이는 손이 닿자마자 순식간에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나의 오른손과 팔목, 그리고 허벅지에 박아 넣었다.
끔찍한 고통이 일순간 온몸을 타고 내 뇌에 찔려 박혔다.
어떻게 기쁨이와 분리되었는지 그 침입 묘는 또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없다.
그 후 마음을 진정시키고 흐르는 피를 지혈하고 상처를 소독한 후 잠자리에 들었지만 부어오른 오른손의 고통과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다음 날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항생제 10일 치를 처방받았다.
터질 듯 부어오른 오른손 때문에 작업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당혹스러웠다.
그 고양이는 어떻게 베란다로 올 수 있었는지..?!
다음에 또 나타나면 리포트를 해야겠다.
새로운 이민자가 모르고 고양이를 내 보낸 듯 하니..
쫄보인 줄 만 알았던 기쁨이는 고양이나 다른 동물들한테는 기센 고양이였다.
손목과 허벅지엔 뚜렷한 상처 자국들은 남았지만, 그래도 네가 있어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