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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는 사람은, 사실은 " 두려움 "을 느끼고 있다.

노예원 교수의 심리칼럼



" 여자가 그냥 공무원이나 하다 얌전히 시집가면 되지!! "


아버는 10년이 넘도록 공무원이 되라고 강요하셨다.


그땐 아무리 부모라 해도,

자식 인생 100% 책임져줄 것도, 줄수도 없는 일인데 저렇게  화내고 소리치며 강요하시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중에 심리 공부를 하며 아버지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엄마를 일찍 여읜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바람과 폭력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고생을 많이 하신 게 한이 된 분이셨다.


그래서 딸인 내가 말도 못 하는 동물들의 마음을 읽는 일을 하겠다고 하니 먹고살기 힘들까 봐 걱정을 하신 것이고,


이보다 더 큰 이유는.. 변변치 못해 보이는 동물일을 하는 나로 인해 아버지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인 " 돈 "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움을 느끼신 거였다.


동물 친구들이 평생 나를 지켜주고,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내게 있듯이,


아버지에겐 돈이 아버지를 지켜주고, 

절대 배신하지 않을 거란 믿음으로 살아가는 분이니까...


그리고 그건 분명 맞는 부분도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다보면 그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수도 있겠지..




누구나, 자신의 소중한 것을 잃을 위기에 놓이면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그게 " 화 " 로 표출되곤 한다. 


사실 아버지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실제 하신 적도 있지만)


" (아빠 걱정 안 하게) 남들이 인정해 주는 안정적인 직업인 공무원이 되어 아빠한테 금전적인 도움을 달란 말은 하지 마라 "라는 것이었다.


애초에 할 마음도 없는 사람을 앞에 두고 수년간 그렇게 얘기할 정도라면.. 정말 그 사람은 그것에 대한 집착이 병적으로 많은 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잃을까 봐 두렵고, 그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아 괴로우셨던 아버지는..


두려울 때마다 계속해서 소리 지르고, 인상을 쓰고, 과거 잘못까지 끄집어내어 가족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 화 " 로 표출된 셈이다.


마음에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은 타인의 기준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화를 낼 필요도 없이, 얼마든지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



남편은 늘 차를 조심하라고 한다.

특히 신혼 때 횡단보도 앞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으면 노발대발 화를 냈다.


맞는 말이다.

사고는 언제든 날 수 있으니..


하지만 남편의 진짜 속마음은, 진심은.


횡단보도 앞에서 폰을 보는 내가 밉고 꼴 보기 싫어 화를 낸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부인을 사고로 잃어버릴까 봐 " 두려운 마음 "에서 표출된 행동이었다.




 추석이지요? ^^


가족이란 이름으로 모여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다 보면 듣기 좋은 말도, 듣기 싫은 말도 섞여 있을 텐데요~


그중에서 특히 화를 내며 말하는 분이 있다면 한번 가만히 살펴보세요.


우리 독자 선생님들에게 화를 심하게 내는 분일수록,

내는 그분은 지금 무언가에 < 심각한 두려움 >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단 뜻이니까요. 허허


추석 연휴 안전 운전,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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