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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시아버지를 무시한 며느리의 최후

 

친구와 친구의 남편은 대학생 때 소개팅으로 만나 열렬히 사랑을 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연애를 할 수 있던 건 친구의 남편이 친구를 너무나 좋아했기 때문이고, 결국 결혼에도 골인했다.


그런데.. 그 친구의 시아버지는 오랜 지병을 앓고 계셨고, 그 병으로 인해 식사하실 때마다 침을 흘리실 수밖에 없는 상태셨다.

그때마나 친구는 밥 먹다 오바이트가 나올 것 같고, 표정관리도 안된다며 종종 신세한탄을 하기도 했다.


나도 밥 먹다 시아버지 소변통을 비우는 일도 해본지라,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의사한테 시집가면 잘 먹고 잘 살 거란 생각과는 달리, 결혼 후 펼쳐지는 여러 상황에 힘들어하는 친구가 안타까웠다.


그런데 한편으론 하나 있는 아들 장가보냈더니 가족들 다보는 면전에서 식사 때마다 인상 쓰는 며느리를 봐야 하는 그 댁 식구분들도 안타까웠다.


아무리 친구라 해도 역시 자기 일이 아니면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나 보다.



시댁에 10억이라도 있으면 그래도 자신은 매주 시부모님을 찾아뵙고 침 흘리는 것도 참고 잘해드릴 수 있다는 그 말이 여자로는 이해가 되고, 만약 내 아들의 며느리라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것도 궁금했다.


아들 있는 엄마분들, 이런 며느리를 원하세요?


그리고 딸 있는 엄마분들이라면 당연히 시댁 수발하는 곳에 자식 보내고 싶진 않겠지요.


사람이란 존재는 참 이기적이란 생각이 든다.


나조차 딸로서는 편한 곳에 시집가고 싶고, 아들이라면 우리 부부를 잘 대해줄 며느리를 바랄 테니 말이다.



문제는 시아버지가 지병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흘리는 침을 참지 못하는 며느리는 다른 것도 얼마든지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는게 좋겠다.


- 결혼 후 남편에게 기대했던 연봉이 생각보다 낮아 자신의 연봉이 같다는 것도 불만이었고,

(이후 남편은 개인병원을 오픈했고, 친구는 퇴사의 압박을 받는 입장이 되었다..)


- 그래서 몇 년이 지나도록 시댁 제사엔 회사 핑계를 대고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 물려받을 재산이 없는 남편에게 피부 건선까지 생기자 스킨십하는 것도 싫다며 울다시피 말했고, 이를 남편에게도 종종 얘기한다고 했다.  자신도 남편이 기분 나빠하고 자존심 상해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너무 싫은 걸 어떡하냐는데.. 아이고.


하지만 우리 학창 시절부터 봐온 그 오빠를 참 사람 좋고 순하고 똑똑한 의학도로 기억하던 나는 아무리 친구 편이라지만 그래도 남자 자존심만큼은 건드리진 않도록 제발 직접적으론 말하지 말라고 말릴 정도였으나.. 별 소용은 없었다.


친구도 안타깝지만,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로 제일 사랑하는 여자에게 그런 말을 들으며 구박받는 오빠도 가여웠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고, 경기 불황으로 인해 친구의 직장은 어려웠졌지만 반대로 오빠의 직장은 잘 풀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친구가 남편이랑 아이를 가져야겠다길래 나도 좋은 마음으로 응원해 주었다.

그렇게 건강한 아일 낳았다는 소식에 축하를 해주었는데.. 어느 날 전화가 왔다.


시댁 식구들이 모두 바닷가 펜션으로 놀러를 가는데 자기랑 아이만 빼놓고 간다고 했다..

그때 아이가 태어난 지 1년쯤 되던 시기였다.


느낌이 싸했다. 친구에게 괜찮냐고 물었다. 자긴 아무 상관이 없다고 했다.


온 가족이 결혼 후 처음 가는 여행인데, 보통 아이를 생각해 일정을 미루거나 아니면 가까운 곳이라도 함께 가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족이라 생각했는데..


혹 친구를 배려했다기엔 시댁 입장에서만 보자면 결혼 후 단 한 번도 제사에 참석 안 하는 며느리, 내 남편 내 아버지 밥 먹는데 더럽다고 대놓고 인상 쓰는 며느리를 얼마나 배려하고 싶었을는지는.. 나는 제3 자기에 잘은 모르겠다.



그러다 어느 날엔 또 전화가 와선 씩씩대며 푸념을 한다.


남편이 직장 여자 후배가  사소한 물건을 사진첩에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알고 보니  여자 후배가 친구 시어머니께 드린 거였다고 한다.

그걸 굳이 왜 사진을 찍어 간직하느냐며 화가 난 친구였다.


그렇지 않아도 주말 부부라 친구가 불안할 수도 있는데 오빠는 왜 그런 사진을 간직하고 있었는지 그 심정을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느낌은 지난번보다 느낌이 더 싸했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만약 내가 그 오빠라면 평소 친구의 사고방식이나 말투, 행동에 상처받다보니 어쩌다 받은 그 사소한 하나의 친절에도 감동받은건가 싶은건 어디까지나 나의 짐작일 뿐이고,  

어차피 여기서 친구한테 더 이상 화내지 말고 오빠에게 좋은 마음으로 더 잘해주라도 말해줘도 듣지 않을 것이 뻔하기에.


하지만 나는 오랜 시간 친구와 더 좋은 추억을 쌓았고, 친구랑 오빠가 싸우면 당연히, 무조건 친구의 편이었다.


그래도 무슨 일에나 '정도'는 있는 법이다.


결혼했다고 무조건 시댁 수발 들라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 제사에 참석하지 못하면 말이라도 곱게 하던가.. 아니면  번쯤은 늦게라도 가보던가.


  먹는데 눈앞에서 똥을  것도 아니고, 편찮으셔서 어쩔  없이  흘리는 분이 그래도 내 남편의 하나뿐인 아버지라면 굳이 웃으며 밥은 먹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인상은 쓰지 노력이라도 하던가,


남편 건선 문제는 구박할 게 아니라 오히려 건강 걱정을 해주는 것이 최소한 가족이 된 사람으로서, 학창 시절 내내 한 여자만 바라보다 프러포즈한 남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아닐까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을 쉽고 편하단 이유로 함부로 대하고 말도 함부로 하는 사람은, 오랜 친구인  역시도 함부로 대하고 있었다는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배려가 권리가 된다는 , 그게 습관으로 이어진다는   무서운  같다.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느낌은 시간이 갈수록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고, 결국엔 연락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어찌 됐건 한 식구가 된 사람이 아프다면 건강한 사람이 챙겨주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입장 바뀌면 우리도 상대에게 도움을 청하고픈 마음이 들 텐데..


나는 언제나 이해받고 싶고, 상대는 이해해 주기가 싫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상대도 더 이상 나에게 주지 않는다.

그게 뭐든 간에.


 년간 제사에   번도 참여하지 않는 며느리?

아픈 남편 식사하는데 인상 쓰는 며느리?

의사로 키운 아들 페이 닥터 시절 연봉이 많지 않다고 우습게 보는 며느리?


아무리 누군가의 귀한 딸이라지만.. 이를 대놓고 면전에서 혼내지 않는 것만 해도 인내심 있는 분들이 아닐까 싶다.


 역시 친구를 배려하고, 기다리고, 선을 넘는 심한 말들을  이상 참을 필요가 없다 생각이 었을 정도이니.


정작  친구의 입장에서는 자신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이해심 많고, 억울하다고 생각할  있겠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고, 각자의 주관은 모두 다르니까.


하지만 동물계에서도 이기적이라 판단된 개체는 무리로부터 따돌림을 받는다.

사람이라고 얼마나 다를까.. 오히려 더 하지 않을까.


이젠 그 집안에 힘든 일이건, 좋은 일이건 친구는 배제하고 진행하는 것이.. 음.. 친구는 오히려 좋을 수도 있겠다. 때론 외로울 수 있겠지만.


각자의 인생은 각자가 뿌린 씨앗대로 싹이 나겠지..

선택을 했으면 그게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본인이 책임지면 그만인 일이다.


다만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 자기편에게 상처를 주고,

- 내 앞날을 막는 일은

힘들더라도 최대한 지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또한 며느리인 동시에 누군가의 시어머니가  수도 있고. 입장 바뀌면 그런 감정 따위 언제든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뀔테니..


그렇다고 나처럼 바보같이 시아버지 간병하란 얘기는 아니지만,  인생의 반려자를 키워준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는 내가 이상한 걸까.


물론 예의가 어디까지인지  선은 각자 다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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