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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Jan 12. 2021

천 일째, 필사 모임

  필사모임을 해온 지 천 일이 되었다. 필사를 하는 방식은 그날 아침에 책을 읽고 인상깊었던 구절을 적은 후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손으로 직접 적는 필사는 아니다. 손으로 쓰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블로그나 카페에 연계해서 독서 후기를 올리기 어려워서 컴퓨터 상에서 작성을 해서 단톡방에 공유하고 있다. 필사를 하면서 구두점이나 띄어쓰기까지도 똑같이 옮겨 적기 때문에 저자가 문장을 쓰는 스타일이나 특징까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잇점도 있다. 명작이나 고전만을 필사하는 게 아니라 매일 읽는 모든 책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저자 간의 문장 비교도 하게 된다. 


 필사를 하면서  좋다고 느끼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방금 이야기했듯이 잘 쓴 글의 문장 방식이나 단어의 쓰임, 구두점을 사용하는 방식도 익힐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적절한 문장의 길이는 말할 것도 없고 쉼표를 어디에  찍는 게 좋은지, 작은 따옴표를 어떻게 쓰면 좋은지 등도 익히게 된다. 또 공들여 쓴 문장과 그렇지 않은 문장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문단의 구성력도 배울 수 있게 된다. 어느 정도의 위치에서 핵심적인 문장을 배치하는 게 좋을지 감을 잡게 된다.  


  이중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점은 책을 읽은 기억이 오래 간다는 점이다. 필사를 한 부분은 그냥 읽고 넘긴 문장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문장에 대한 내 생각과 느낌을 함께 적었기 때문이다. 


 가끔씩 책을 읽다보면 문장을 통째로 외워버리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책을 만날 때가 있다. 특히 이럴 때 필사의 효력이 나타난다. 외우고 싶을 정도로 좋았던 문장이 기억에 남지 않아 떠올릴 수 없다면  얼마나 안타까운가. 매일 올려놓은 필사 자료에서  구절을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본다. 그러면 훨씬 오랫동안 그 구절이 기억에 남게 된다. 모임에 나가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필사의 꽃은 후기를 쓸 때이다. 책을 읽는 권수가 늘어나면서 후기 쓰는 일이 막막했는데 필사를 하다보니 시간이 흘러도 후기 쓰기가 어렵지 않다. 앞으로도 매일 필사는 계속 할 예정이다. 


손필사를 하는 건 아닌데 톡방 사진을 올리기는 좀 뭐해서 올린 사진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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