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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Jan 13. 2021

'차이'를 넘어 '다양성'으로 나아가기

『부모와 다른 아이들』


 스웨덴의 어린이집 활동 중 양말 바꿔 신기를 하는 날이 있다는 내용을 책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이 활동은 처음 유엔에서 만들어졌는데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을 지지하는 의미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양말을 바꿔 신기 하는 날이 되면 아이들은 자신의 양말에 대해 소개한 뒤 양말을 벗어 한 군데로 모읍니다. 그런 후에 다시 양말을 신는데 이때 같은 짝을 맞추지 않고 다른 친구의 양말을 한 짝씩 신는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양말 신기 놀이를 통해 개인은 모두 다르지만 틀린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아이들은 서로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간단하지만 다양성을 이해하는 좋은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년 3월 21일은 세계 다운증후군의 날입니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21번째 염색체가 3개인 것을 비유하여 유엔이 2012년부터 공식 제정해왔습니다. 다운증후군 등 나와는 다른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정체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앤드루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은 여기에 답을 해주는 책입니다. 몹시 두껍지만 술술 읽히는 이 책은, 예외적인 정체성을 가진 자녀-게이, 청각 장애인, 소인,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신동, 강간으로 잉태된 아이, 범죄자가 된 아이, 트랜스젠더 등-를 둔 부모들에 대해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자신이 게이로 자라면서 겪었던 일들을 포함하여 위 경우의 부모들을 인터뷰하여 이 책을 엮었습니다.



  우리들 대다수는 이러한 특징들을 마주치는 순간 ‘장애’ 혹은 ‘비정상’이라는 단어를 바로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에 의문을 제기하며 흔히 ‘비정상’으로 치부되는 특징들이 하나의 ‘정체성’으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정체성에는 수직적 정체성과 수평적 정체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수직적 정체성은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세대를 거쳐 대물림되는 것들입니다. 민족, 종교, 언어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반면 수평적 정체성은 부모와 이질적인 특징들이어서 동류 집단에서 정체성을 찾아야 합니다. 게이, 정신병, 천재성, 자폐, 지적장애등이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정상인 사회에서 보통 장애를 없애는데 골몰합니다. 태아 검사를 통해 장애가 있는 아이는 아예 태어나지 않도록 막습니다. 장애가 불편하다고 여기고 현대 의학으로 그들이 비장애인과 최대한 비슷하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다양성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다고 주장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성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겠습니다. 








책의 한 구절


  부모들이 <하나같이 그들의 자녀가 부모보다 높은 수준의, 아니면 적어도 비슷한 수준의 사회 문화적인 성취를 이루길 기대한다>고 설명한다.  자녀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부모는 현실에 맞추어 자신의 행동을 수정해야 하며 이를 위해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요컨대 <<보통 아이>>에 대한 그들의 이미지와 <<그들의 자녀>>라는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불일치에 대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한줄평


 평범하지 않은 아이와 그의 부모를 대변하고 대중들의 편견과 왜곡을 일깨우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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