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최고의 딸기』
지금이야 하우스에서 딸기가 재배되니 한 겨울에도 딸기를 먹을 수 있지만, 어릴 적 딸기는 봄에만 먹을 수 있던 과일이었습니다. 유독 딸기를 좋아하던 저는 제 몫의 빨갛고 탐스러운 딸기 두 세 알을 어떻게 하면 아껴먹을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지요. 그래서 딸기를 얇게 썰어서 여러 조각으로 가득 펼쳐놓고 한 조각씩 먹었습니다. 한 개를 10조각 정도로 얇게 썰어서 먹으면 접시위에 한 가득 쌓이게 되니 잔뜩 먹은 것처럼 느껴져서 행복해졌습니다. 늦봄이 되어 딸기가격이 싸지면 엄마는 한 광주리 가득 딸기를 사셔서 잼을 만들었습니다. 눌어붙지 않게 계속 저어주어야 하는 공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었지요. 엄마가 불옆에 서서 주걱으로 계속 저으라고 하면 달콤한 딸기향에 취해 열심히 젓곤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딸기는 어떤 맛일까요? 하야시 기린의 『이 세상 최고의 딸기』에 읽다보면 이 질문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어느날 흰 곰에게 편지가 옵니다. 무슨 편지일까요? 바로 딸기를 보내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흰 곰은 딸기가 뭘까 생각하다가 인간의 아이가 먹던 저녁노을보다 더 빨갛던 딸기를 떠올립니다. 드디어 딸기가 도착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딸기 한 알입니다. 흰곰은 딸기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기도 하고, 하늘의 별자리 같은 씨들도 하나하나 세어봅니다. 밤이 되면 침대 옆에 딸기를 두고 딸기 향에 감싸여 잠을 잤지요.
그 다음해에는 딸기 두 알이 도착했습니다. 친구들 세명을 초대하여 딸기 두 알을 반씩 잘라서 네 조각으로 나누어 함께 먹습니다. 해가 거듭할 수록 딸기의 양도 더 많이 도착합니다. 아무리 먹어도 줄어들지가 않을 정도이지요. 흰곰은 깨닫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딸기는 처음 먹은 바로 그 한 알이였다는 것을요. 딸기가 많아질수록 기쁨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그림책은 가진 것이 많아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처음 딸기 한 알을 받았을 때의 그 기쁨을 기억한다면 말이지요.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함께 나눌수록 기쁨도 커질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흰 곰의 집과 가구가 아름답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가꿀 줄 아는 모습이 멋져서 읽으면 읽을 수록 더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책입니다. 특히 매 페이지마다 원없이 딸기를 볼 수 있어 좋았는데요. 그런데 이 딸기, 과연 누가 흰 곰에게 보내준 것일까요? 읽으면 읽을수록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