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 고구마깡, 양파링 같은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과자들이 넘쳐날 때, 홀연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지만 세련된 이름을 가진 과자가 등장했다. 그 과자의 이름은 바로 쿠크다스(Couque d'Asse). 1886년 크라운 제과에서 출시된 부드러운 쿠키의 질감에 초콜릿 물결무늬가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과자이다.
개별포장을 뜯을 때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데, 만약 아무 생각없이 확 뜯게 되면 이 과자는 손상을 입고 부서지고 만다. 그래서 표시선 그대로 뜯은 다음 최대한 봉지 안에 들어있는 과자가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뜯어야 한다. 아니면 가운데의 비닐 접합부를 양쪽으로 잡고 당기는 방법도 있다. 몇 번의 실수끝에 최대한 신중하게 봉지를 뜯는 기술을 연마하긴 했지만 어쩔 때는 이렇게까지 해서 이 과자를 먹어야만 하는걸까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다.
대학교 때의 일이다. 친구들 몇 명이서 자취를 하는 친구집에 놀러갔다. 두손 가득 간식거리를 사들고 가서 한가로이 과자를 먹었다. 그 때 눈에 들어온 쿠크다스. 한 명이 물었다.
"쿠크다스란 말의 뜻이 뭐야?"
" 몰라. 무슨 뜻이지?"
우리는 종이박스며 낱개포장된 비닐이며 적혀져 있는 모든 정보를 샅샅이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읽어도 쿠크다스의 뜻은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았다.
누군가가 말했다.
"우리 그러지말고, 크라운 제과 고객센타에 전화를 걸까? 쿠크다스의 뜻이 무언지 알려달라고?"
그 친구는 말릴 새도 없이 전화를 걸었다.
다행인지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결국 쿠크다스의 의미를 알아내는 일은 허사로 돌아갔다. 나중에 쿠크다스란 벨기에 아스 지방의 쿠키라는 뜻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정말 별 의미 없는 이름이었다. 우리말로 하자면 '천안의 과자' 정도라고 해야하나. 알고보니 1979년에 일본에서 출시된 쿠크다스의 이름을 딴 거라고 한다. 벨기에의 초대 왕 레오폴드 1세가 백성들에게 과자를 던져준데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이다. 나처럼 이름의 의미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나중에는 쿠크다스의 뜻이 적혀있는 박스가 출시되기도 하였다. 글을 쓰다보니 쿠크다스가 또 먹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