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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Oct 06. 2020

내 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두려워하지 말자

피드백을 해주는 글쓰기 모임을 하는게 좋을까?  




피드백을 해주는 글쓰기 모임을 하는게 좋을까?


글을 써오면서 종종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글쓰기 모임을 하면 좋은가이다. 글을 쓰는 방식은 각자 다르다. 혼자서도 충분히 잘 써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나 같은 경우는 두 가지가 문제였는데 매일 꾸준히 쓰기가 쉽지 않았고, 쓰면서 내가 쓰는 이 글이 괜찮은 건지 확신을 가지기가 어려웠다. 누구나 아는 뻔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 자꾸 의기소침해졌다. 각자 글 쓰는 스타일이 다양하므로 글쓰기 모임을 하는 게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하면 좋다고 말해줄 수 있다.


 2년 전에 글쓰기 피드백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다. 우수원고 컨텐츠 지원사업에 원고를 응모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원고 마감일 전 세 달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합평을 하고, 매주 밴드에 자신이 쓴 원고와 기획서 수정안을 올리기로 하였다. 회원들끼리는 상호 피드백을 나누고 전문가분의 조언을 받기로 하였다. 두 차례의 오프 모임에서 출판사의 편집자분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나는 그때 원고 쓰기가 너무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답답한 마음에 최대한 빨리 완성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다. 세 번의 모임은 생각 외로 큰 도움이 되었다. 

 참여 하신 분들의 상황은 모두 달랐다. 원고를 처음 쓰시는 분도 계셨고,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내신 분도 계셨다. 첫 책을 준비하시는 분이 절반을 넘었다. 우리가 내고자 하는 곳의 공모전에 당선 경험이 있으신 분이 오셔서 자신의 응모 사례와 기획안에서 신경 쓴 점에 대해 이야기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나는 원고를 막 쓰기 시작한 상태였는데 쓰고 있는 두 개의 원고 중 어떤 원고가 더 나은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다. 초반 단계라서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혼자서는 객관적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의 객관적인 의견을 듣고 싶었다. 그 당시 내가 준비하던 원고는 두 개였다. 하나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경험을 공유하는 내용이었고 하나는 독서모임의 경험을 통해 함께 읽기의 필요성을 적은 글이었다. 둘 다 너무 재미가 없고, 식상하지 않나 하는 고민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으니 보다 객관적으로 나의 원고를 판단할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소통하는 내용을 쓴 원고에 대해서는 의외로 아이를 키우는 분들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받았다.

 그림책 읽기를 좋아하는 성인분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림책은 주제가 다양하고 좋지만 금방 끝나버리기 때문에 지적 허기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를 성인의 책과 연결시키는 아이디어가 좋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원전 같은 소재의 경우, 사회적 이슈가 되기 때문에 아이와 이야기를 더 하기 위해서는 좀 더 깊이있게 다루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이 때 사람들이 다른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도록 추천해주면 의견이었다. 이 내용을 다 읽지는 않고 관심 있는 챕터만 골라 읽어도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기의 엄마들이 그림책을 읽어준 후 엄마 책을 읽게 되면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모임을 통해 원고 전반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대중에게 읽히는 책이 되기 위해서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확실하게, 예상 독자를 향해 전달되고 있는가가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어야 한다.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의 공통점은 ‘우표책’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 말은 아주 작은 우표 안에 책의 핵심적인 내용이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간단할수록 좋다. 이 말을 들은 후로 나도 쓰고자 하는 글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도록 명확한 메시지를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편집자분의 설명에 따르면, 처음에 글의 컨셉이 안 나오는 책은 끝까지 안 나오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왜 글을 쓰는 지에 대한 목적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나의 글을 읽는 독자를 분명하게 상정하고 글을 써야 한다.

 현재 유행과 흐름에 맞추어 기획을 해서 쓰는 것보다, 내가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내용을 담는 게 중요하다. 물론 이 두 가지가 일치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일치 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럴 때는 쓰면서도 내가 즐겁고 열정을 가지고 쓸 수 있는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글의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항상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객관적인 평가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니, 쓰고자 하는 글을 기회가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내 글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평가는 제각각이고 부족한 점에 대한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어떤 것도 도움이 되며, 내 글을 더 좋은 방향으로 보완해나갈 수 있다. 두려워하지 말고 글쓰기 모임에 문을 노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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