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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Nov 09. 2020

책을 불태우는 방화수(fireman)와 사회

책이 불타는 온도 <화씨 451> 


 만약 책을 소지하고 읽는 게 금지된 사회가 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재미있고 쉽게 볼 수 있는 영상 매체가 독서의 세계를 빠르게 잠식해가는 요즘, 이런 질문을 한번쯤 가져볼 만합니다. 오늘 모임에서 만난 분이 제게 이렇게 묻더군요. 중학교 아이에게 독서의 필요성에 대해 말을 해주었더니 자신은 책 말고 유튜브나 다른 매체에서 그보다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습득한다고요. 왜 그걸 꼭 책을 통해서 얻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하였답니다. 그 분은 아이가 그렇게 말을 하자 말문이 막혀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시더군요.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이제 지식과 정보는 책처럼 속도가 느린 매체를 통해 얻는 게  어울리지 않는 시대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떠오르는 소설이 있었습니다. 마침 오늘 11월 9일은 소방의 날이더군요. 119의 숫자를 따서 매년 11월 9일을 소방의 날로 정했는데 벌써 올해로 58주년이라고 합니다. 소방의 날인 11월 9일에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보겠습니다. 소방수는 불을 끄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소방수가 만약 불태우는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좀 당황스럽지요. 레이 브래드버리의 소설 『화씨 451』 에는 책을 태우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방화수(fireman) 몬테그가 등장합니다. 책을 불태우는 이유는 책읽기가 금지된 미래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책이 금지된 사회에서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으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잃게 됩니다.  세속적이고 통속적인 정보만이 중요하게 취급되고, 사람들은 쾌락만을 추구하게 됩니다.  


  방화수인 몬테그는 책이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신고를 받으면 출동해서 책과 집을 태우는 일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며 살아왔는데 어느날 옆 집에 이사온 클라리세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클라리세는 몬테그에게 그동안 태웠던 책들 중에 한권이라도 직접 읽어 본 적이 있는지를 묻고 지금 생활이 진심으로 행복한지에 대해 묻습니다. 그는 행복하다고 답하였지만 곧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책은 정말 나쁜 것일까?책은 삶을 불행하게 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된 몬테그는 책을 집으로 챙겨와 읽게 됩니다. 몬테그는 비밀스럽게 읽은 책을 통해 텅 빈 채 살아갔던 지난날의 자신을 되돌아보며 죄의식과 자괴감을 느끼며 이대로는 삶을 계속 이어나갈 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 책은 책이 없는 세상,생각이 없는 세상,속도와 실용만을 추구하는 세상은 결국 파멸에 이른다는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한 단락 발췌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건 뭐든지 있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 하나 모자란 게 없는 세상인데 우린 행복하지 않아요. 뭔가가 빠져 있어요.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제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던 단 한 가지는 그 동안에 사라진 거라곤 지난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제가 불태워 없앤 책들, 책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에 뭔가 해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p. 135

한줄 평 

책을 읽는 사람들간의 연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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