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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리나 Nov 15. 2020

첫 독서모임의 시작

힐링 독서모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이름의 정체성 찾기 모임은 회를 거듭하면서 점점 한계에 부딪혔다. 각자 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일정 부분 반복된 틀 안에서 되풀이 되었다. 초창기에는 서로 자극을 받고 변화의 의지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같은 문제에 매몰되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새로운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자극을 통한 성찰 과정이 필요했다.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을 하다 생각한 것은 책이었다. 책을 읽게 되면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한 간접경험이 가능하므로 생각의 폭을 더 넓힐 수 있을거라 기대되었다.  곧바로 모임의 성격을 책을 읽고 독서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첫 독서모임의 시작이었다.


 20대 이후 오랜만에 해보는 독서모임이었다. 그 후 모임을 진행해가며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모임의 회원들이 대부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었기 때문에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엄마로서 살아가기'에 대한 내용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모인 분들의 상황은 각자 달랐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소신과 중심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게 쉽지 않음을 토로하였다. 정보는 넘쳐났지만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선뜻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한 선택이 혹시나 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렵기도 하고 불안하였다.


 독서모임의 초창기에는 주로 내면에 대한 성찰과 주변 관계 문제를 다룬 책을 선택하여 읽었다. 책읽기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직면하고 이를 극복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때 읽었던 책들은 웨인 다이아의 『행복한 이기주의자』, 탓낫한의 『화』,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 미하일 칙센트 미하이의 『몰입』,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 등 이었다. 독서를 통해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모임 이름을 ‘힐링 독서 모임’ 이라고 붙였다. 이후 3년의 시간을 거치며 내 상처의 근원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한계를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고 극복해야 되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깨달아갈 수 있었다. 값진 경험이었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내 스스로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며 사람의 타고난 성향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왜 나는 이걸 못하는 건가?"에서 "내가 싫어하고 원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지 말자"고 생각이 바뀌기도 했다. 모임의 목표는  '책읽기를 통한 치유와 성장' 이었다. 책은 정보와 지식을 주기도 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치유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당시 모임에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느덧 힘든 감정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고 마음의 평안을 느끼게 되는 경험을 하곤 했다.



첫 독서모임에서 만든 문집. 깨달음과 성숙의 과정을 기록하다 라는 부제를 붙였다. 



 점점 독서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심리치유에 대한 책 위주로 하는 독서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로 결심하였다. 폭넓은 독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내 자신에게만 초점을 맞추어서 하는 독서에서 벗어나 사회와 세계를 해석하고 미래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새로운 독서모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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