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에 삶의 모토처럼 생각하는 철학이 있다. 철학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거창하고, 삶의 태도라고나 할까. 특히 요즘 자주 말하는 말이기도 하다. "너무 열심히 하지 말자" 이다. 거의 많은 문제들이 열정과 애정을 과하게 쏟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 같다. 너무 공을 들이면 기대도 커지고 감정도 격해질 수 있다. 자녀양육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열과 성을 다하면 잘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한 만큼 결과가 좋지 않게 된다면 상실감과 실망감이 겉잡을 수 없을 것이다.
공든 탑이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맞지 않는 시대이다. 정성을 다하면 그 결과가 헛되지 않는다는 말인데, 이 말은 지금 시대에서는 공든 탑도 무너질 수 있다. 하루 하루 급변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떠한 변수가 등장하게 될 지 모른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은 불편하고 낯선 현실에 최대한 편안하게 적응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가 나타났을 때 빠른 태세 전환이 필요하다.
공든 탑도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공을 들이면 들일 수록 무너질 때 힘들기 때문이다. 결과에 대한 여러 변수를 고려하지 않게 되면 정신적 내상을 치유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공을 들이지 않으면 무너져도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다. 또 쌓으면 되지. 라고 생각하면 된다. 힘을 조금씩 빼고 해보려고 한다.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어둘 필요가 있다. 뭐든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대안을 만들어 매뉴얼을 준비해두면 더 좋겠다. 모든 것을 다 확신할 수 없고 모든 것이 다 내가 계획했던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 대안을 세워놓지 않으면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생겼을 때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 항상 여러 대안을 준비하고 살아가자.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나 역시 공든 탑이 무너진다면 당황할 테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며 상심할 것이다.
그러니 그나마 나은 대안은 너무 공을 들이지 않는, 너무 열심히 하지 않는 태도를 취한다.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나태하거나 불성실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상의 매뉴얼 대로 빠트리지 않으며 해나간다. 힘을 조금 빼고 무리하지 않는다 가 현재 나의 모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