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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a Sep 21. 2017

합리/비합리/공개/익명의 권위

나는 왜 무기력을 반복하는가

우선, 합리적 권위와 비합리적 권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비합리적 권위는 항상 공포와 감정적 복종에 바탕을 둔 압력 행사를 동반한다. 전제 국가에서 가장 명백하게 나타나는 맹목적 복종의 권위이다.

합리적 권위는 능력과 지식에 근거하며 비판을 허용하고, 그 본질상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며, 복종과 마조히즘 같은 감정적 요인보다는 직업 능력처럼 한 인간의 능력에 대한 현실적 인정에 바탕을 둔 모든 종류의 권위를 말한다.

(중략)

또 한 가지, 공개적으로 행사하는 권위와 익명의 권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공개적 권위란, 예를 들어 아버지가 조니에게 "그렇게 하지 마라.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너도 알잖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익명의 권위란, 어머니가 조니에게 "엄마는 네가 그걸 하고 싶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단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조니는 어머니의 목소리 톤에서 그녀가 무엇을 원하고 원치 않는지를 알아차린다. 조니는 엄마의 슬픔, 절망, 공포 등을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그 때문에 엄마가 암묵적으로 암시한 말을 따르지 않을 경우, 나쁜 결과가 닥칠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익명의 권위는 관용과 양보의 외양을 띠고 있지만, 게임의 규칙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대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잘 안다.

우리는 무조건 공개적 권위를 택해야 한다. 그래야 권위의 요구에 저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세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저항했다. 


공개적 권위는 대결을 통해 자신의 인격을 발전시킬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익명의 권위는 난공불락의 철벽이며 배후에서 작용하기에 누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게 만든다. 게임 규칙은 드러나 있지 않아서 감으로 느끼지만 확신할 근거는 없다. 19세기와 현대는 바로 이런 두 가지 종류의 권위에서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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