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가 된 사무실

직장생활 에피소드2

by 안자쿵야

직장생활 에피소드1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지금까지 1년 이상 버틴 직원이 없었다는 것이다. 나의 전임은 4개월, 그 전임은 2개월, 그 전임은 3개월 만에 퇴사했다고 전해 들었다.



입사 후 일주일이 되었을 때,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나와 함께 입사한 옆자리 동료가 근무 중 통곡을 하는 것이었다. 인수인계 없이 실무에 뛰어들게 된 동료는 업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일을 처리해야 했고, 그로 인해 타 부서 선배에게 심한 욕을 들었다고 했다. 일과 관계없는 인신공격까지 받았다는 말에 안타깝고 화가 났지만, 신입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동료는 다음 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울었다. 그러다 식음을 전폐하며 말라갔다. 도대체 무슨 일을 겪고 있기에 매일 통곡을 하는 것인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나는 부서 내 팀원들과 함께 동료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한참을 울던 그녀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말했다. "남자친구가 너무 바빠요"


나는 귀를 의심했다. 혹시 잘못 들은 건 아닐까? 함께 있던 팀원들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너무나 안쓰러운 얼굴로 동료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그날부터 사무실은 연애 고민 상담실이 되었다. 동료는 매일 울면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고, 팀원들은 최선을 다해 공감해 주었다. 놀라운 팀워크였다.


그러나 이는 며칠 가지 못했다. 끝없는 고민 상담에 지친 팀원들이 하나둘 그녀를 피하기 시작한 것이다. 모두가 떠나가자 동료는 옆자리 팀원인 나에게 연애 고민을 털어놓았다. 돌아오는 리액션이 없어도 꿋꿋하게.


동료는 남자친구가 일이 바빠서 연락이 안 된다, 회사에 있는 여직원이 신경 쓰인다, 회식 자리에 왜 가는지 모르겠다 등 나의 입장에서는 공감할 수 없는 고민들을 울면서 늘어놓았다.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연애 상담은 계속되었고, 나 역시 점점 지쳐갔다.


어느 날, "너무 힘들어서 헤어지고 싶어요"라는 동료의 말에 나의 못된 심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가 이별하면 이 지긋지긋한 연애 상담도 끝이겠다는 희망이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당장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이별을 부추겼다. 그러자 동료는 "제가 아는 남자친구는 의심할 사람이 전혀 아니긴 해요"라며 본인의 뒷담화를 수습하기 시작했다.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말지옥에 갇히게 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나는 이어폰을 끼고 일해야 능률이 올라가는 '맑눈광' 캐릭터가 되었다. 동료는 한동안 혼자서 울었지만, 아무도 그녀의 눈물에 반응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연애 고민 상담실의 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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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에피소드3>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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