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친절

일상의 다정함에 대하여

by 안진

일상은 무심하고도 건조하게 흘러간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무료하고 권태스러운 시기가 오기도 한다. 작고 별다를 것 없는 일상에 문득 들어오는 작은 다정함은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준다. 초연결 사회라지만 사람 간의 거리는 더 멀어진 연설적 상황이다. 누구나 인간관계는 어려워하고 그 속에서 상처받으며 살아간다. 각박하다는 세상에서 일상의 따뜻함은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사람들은 마음 한쪽에 다정함과 따뜻함을 갈망하며 살아간다.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서점에 방문하였을 때 문을 열고 들어가며 너무도 반가운 얼굴로 “어서 오세요!”라는 인사를 받은 기억이 있다. 무거운 짐을 들고 갔는데 책을 둘러볼 때 편하게 보라며 짐을 맡아주시는 배려도 받았다. 또 책을 둘러보다가 원하는 책을 찾지 못해 서점원에게 문의했더니 세심하게 도와주시며 책에 대해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서점에서의 작은 일화다. 사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특별할 것 없는 풍경이지만 그 속에서 인물들이 다정함을 나누며 서로에게 따뜻함을 선물하는 것은 특별하지 않은 시간과 공간을 매우 특별하게 바꾸어 놓는다. 작은 친절과 배려를 먼저 전하는 것이 타인의 하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체감한 날이었다. 당시에는 미처 감사하다고 말하지 못하고 볼일만 보고 나왔지만, 그날 잠에 들 때까지 잔잔한 울림이 일렁였다. 지친 하루에서 원했던 것은 다정함이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습관적으로 하는 인사말도 그 안에 다정함을 담으면 상대에게 친절로 느껴질 수 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는 것처럼 세심한 말의 변화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다음으로 편의점 택배를 보내는 과정에서 실수로 오류가 생긴 적이 있다. 점원분은 혼자 일하고 계셨고, 손님도 몰려 매우 바쁘셨다. 바쁜 와중에도 미소를 잃지 않으며 “괜찮다.”라는 말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주셨다. 짜증을 낼 법도 하고 표정이 일그러질 만도 한데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차근히, 당황하지 않고, 친절함을 잃지 않으며 해내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사소한 일로 생긴 하루의 흠을 완벽하게 메워준 느낌을 받았다. 평소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고 타인에게 괜찮다는 말 한 번 하지 않았던 모습을 돌아보며 부끄러움과 동시에 위로를 받았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실시간으로 볼 때면 인류애가 상실된다고 하는 것처럼 점점 각박하고 어려운 세상인 것처럼 느껴진다. 뉴스는 인간이 서로에 대한 혐오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그러나 일상에서 아주 작은 낯선 친절이 문득 다가올 때면 하루에 큰 위로가 되며 사람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을 갖게 된다. 필자 역시도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은 낯선 친절을 베풀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다정함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할 것만 같은 거창한 생각도 들며 친절이 개인을 넘어 사회를 조금 더 살만하게 바꿀 수 있다는 희망적인 상상을 한다. 각자의 일상이 서로 따뜻한 여운을 많이 경험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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