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 한시에 태어난 세 아이가 알려준 인생의 법칙

일란성 세쌍둥이를 키우며 깨달은 세 가지 진실

by 세쌍둥이 엄마

저는 한날 한시, 고작 1분 차이로 태어난 일란성 세쌍둥이의 엄마입니다.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거의 같은 환경에서, 같은 부모 아래 자라난 아이들입니다. 누군가는 “일란성이면 키우기 더 편하겠다”고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세 배가 아니라, 세 가지 서로 다른 인생을 동시에 마주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을 키우며 저는 몇 가지 인생의 법칙을 몸으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법칙은 ‘될 아이는 되고, 할 아이는 한다’ 는 것이었습니다.


세 아이에게 저는 같은 환경과 같은 교육을 제공하려 노력해 왔습니다. 같은 시기에 같은 학원에 보내고, 같은 문제집을 풀게 하고, 같은 잔소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늘 달랐습니다. 어떤 아이는 금방 이해했고, 어떤 아이는 시간을 필요로 했으며, 또 어떤 아이는 전혀 다른 분야에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 차이는 노력의 양만으로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 각자의 성향, 관심사, 그리고 타고난 기질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누군가 “공부를 시켜보면 싹수가 보이는 아이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요즘 저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같은 출발선에 서 있어도, 달려가는 방향과 속도는 전혀 같지 않다는 것을 매일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법칙은 ‘모두가 가진 탤런트는 서로 다르다’ 는 점입니다.


학습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도 이 사실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같은 일을 시켜도 누구는 단번에, 누구는 몇 번의 연습을 거쳐, 누구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초등 고학년이 된 아이들을 보며, 저는 한동안 ‘일률적인 교육’ 속에서 불안함에 아이들을 맞추려고 했던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혹시 뒤처질까 불안해서, 모두가 가는 길을 함께 가야 한다고 믿으며 아이들을 밀어넣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강아지에게 “야옹 해봐" 라고 할 수 없듯이, 아이들은 각자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저는 학원을 더 찾아보기보다, 주변의 조언을 더 듣기보다,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 안에 이미 답이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믿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법칙은 ‘각자에게는 피할 수 없는 삶의 흐름이 있다’ 는 것입니다.


마치 ‘테헤란에서의 죽음’ 이야기처럼,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타이밍과 흐름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한동안 일이 풀리지 않던 아이는 작은 일에서도 자꾸 불운을 겪었고, 반대로 별다른 노력 없이도 쉽게 풀리는 시기를 보내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질병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코로나와 독감이 유행하던 시기에도, 아무리 조심해도 걸릴 아이는 걸렸고,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끝내 괜찮았던 아이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니,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풀리는 시기’와 ‘멈춰 있는 시기’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을 인정하는 순간, 제 마음도 훨씬 더 초연해질 수 있었습니다.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세 아이를 동시에 키워보지 않았다면 결코 깨닫지 못했을 삶의 진리들입니다. 저는 이 아이들을 통해, 그리고 서로 다른 세 개의 인생을 지켜보며 제 인생의 그릇 또한 함께 넓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 ‘왜 우리 아이는 이것이 안 될까’ 고민하고 계신 부모님이 있다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자책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잠시만 멈추어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혹시 우리는 고양이에게 “멍멍해 보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음에도 모두를 한 방향으로만 몰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삶은 언제나 내가 정해 놓은 답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그 흐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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