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지갑을 열게 할 때, 우리는 왜 더 가난해질까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주
감정으로 소비를 합니다.
저 역시 그런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우리 집은 늘 기분에 따라 소비하는 분위기였거든요.
오늘은 뭐 때문에,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오늘은 기분이 꿀꿀해서,
오늘은 월급날이니까,
오늘은 공돈이 들어왔으니까.
소비에는 늘 이유가 있었고
그 이유의 중심에는 언제나 감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가정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돈을 관리하는 법은 배우지 못한 채 컸습니다.
돈은 그저 벌고 쓰는 것이었지,
불리고 지키는 대상은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은 투자할 줄 몰랐고
돈의 흐름을 고민하지도 않으셨죠.
그렇다고 부모를 원망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분들 역시 그 상황에서
분명 최선을 다해 살아오셨을 테니까요.
다만 가끔은
돈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자란 제 자신이,
돈 공부를 애써 외면했던 시간이
아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배운 대로 살게 되더라고요
‘배운 게 도둑질’이라는 말이 있죠.
성인이 된 저 역시
자연스럽게 감정으로 소비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월급을 받으면
지난달 카드값을 메우기 바빴고,
퇴직하신 아버지,
이른 나이에 암투병을 했던 언니,
정기적인 수입이 없던 어머니를 둔 저는
사회 초년생의 적은 월급으로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월급을 쪼개
생활비를 보태야 했으니까요.
처음 시작한 사회생활은
생각보다 훨씬 버거웠습니다.
돈은 벌고 있는데
통장은 늘 비어 있었고,
적응하기 힘든 직장생활은
자꾸만 술을 찾게 만들었습니다.
어디든 나가서
마시고, 쓰고, 소비해야
그날의 감정이 풀리는 느낌이었죠.
‘오늘은 이런 날이니까’
‘오늘은 저런 이유가 있으니까’
합리화를 덧붙이며
감정 소비의 패턴을 만들어갔습니다.
그건 결국
미래의 나에게 빚을 지는 삶이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
어느 순간 문득,
판도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돈에 대해 배워본 적 없는 저는
소비의 개념을 다시 세우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분파로 소비하던 부모 세대가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감정으로 소비하는 사람의 끝을,
그리고 돈을 몰라도 너무 모르면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지를요
감정 소비는 조용히 불어납니다
내가 쓰는 돈을 돌아보지 않고
감정에 따라 소비하다 보면
어느새 그 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돈이 아주 교묘하게
내 손을 빠져나간다는 겁니다.
돈의 흐름을 보는 사람만이
눈치챌 수 있을 만큼요.
평생을 들여 돈을 벌었지만
정작 노후가 되어 기력이 사라졌을 때,
돈이 어디로 갔는지조차
모르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너무 늦게 깨닫게 되죠.
감정을 돈으로 쓰지 않으려면
감정을 돈으로 소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의 원칙이 필요합니다.
바로
내 소비에 깔린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무엇을 살지 고민하기 전에
이걸 왜 사려는지,
그 이유에 감정은 없는지
먼저 살펴보는 겁니다.
저는 이걸
‘소비에 감정 신호등 켜기’라고 부릅니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싶다면
지출 내역을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지출에 어떤 감정이 쓰였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그러면 이런 생각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건 스트레스 받아서 홧김에 샀구나.’
‘타임세일이라 할부로 질렀네.’
‘1+1이라 계획 없이 집어왔네.’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불편한 감정들이
하나씩 드러납니다.
소비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저는
어떤 소비를 하든
늘 죄책감부터 느꼈습니다.
그래서 모든 물건을
가격과 가성비로만 판단했죠.
하지만 소비에 담긴 감정을 알아차리기 시작한 뒤로
‘값어치 있는 소비’가 무엇인지
조금씩 배우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불필요한 지출은 줄어들고,
싸다고 무작정 사던 습관은 사라졌습니다.
자연스럽게 물욕도 줄어들었고,
외모를 꾸미는 소비보다
내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소비로
패턴이 옮겨갔습니다.
혹시 지금, 감정으로 소비하고 계신다면
예전의 저처럼
감정으로 소비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싶다면
꼭 한 번
소비 뒤에 숨은 감정을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 감정을
다그치지 말고
그냥 알아차려 주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불필요한 소비와 물욕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자신을
느끼게 되실 겁니다.
늘 바닥을 드러내던 통장이
어느새
여유 있게 잔고를 유지하고 있을지도 모르고요.
원화의 가치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내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
한 번쯤은
‘내 소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