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말하지만.. 나, 사실 혼자 다 먹고 싶었잖아 ㅋ
나의 신랑은 크게 식탐이 없는 사람으로 낮 1시가 넘는 시간에라도 '배고파?'라고 물으면 '아니'라고 답하는 사람이다. 마른 사람들은 다 마른 이유가 있다고 할 정도로 군것질마저 잘하지 않는 사람.
그런 신랑과 나의 조리원 기억을 더듬어본다. 조리원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딱 2가지였는데 한 가지는 '산모 밥'이었고 한 가지는 '한기'였다. 한여름에 난 '한기'라는 것이 들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화에 정리해 보겠다.
산모밥.
조리원의 산모밥은 참 마음에 들었다. 미역국만큼은 배부르게 먹어도 남을 것 같은 양으로 푸짐하게 나왔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그 양과 맛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푹 익혔는지 참 찰지고 구수하게 입에 착 달라붙었다.
나와 함께 조리원 생활을 했던 신랑은 나와 함께 식사를 해결했어야 했는데 그 당시 남편 밥은 따로 주문할 수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쨌든 밥을 시켜 먹거나 사 오거나 해야 했던 것 같다.
허벅지 굵기가 나보다 더 얇았을 그는 먹는 것에 큰 뜻이 없는 사람이었고 조금만 먹으면 된다며 내 식사를 함께 먹자고 했다. 산모 미역국이 앞서 말한 것처럼 혼자 먹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양이었기에 그도 그렇게 생각했으리라.
나도 그 말에 동의했고 우리는 그렇게 산모식을 함께 나눠먹으며 조리원 생활을 해나갔다.
그런데 말이다. 나의 몸은 매일 밤마다 요와 이불이 흠뻑 젖을 만큼 땀을 쏟아냈고 정상으로 돌아가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뿐이었을까? 모유도 열심히 만들어내야 했겠지.. 하루하루 티 나게 빠지는 몸무게는 산후조리라는 게 왜 중요한지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때 알았다. 왜 산모밥이 머슴밥으로 나오는지.
점점 나는 나눠먹는 밥이 조금씩 아쉬워졌지만 아무런 내색조차 하지 않았다. 이제는 말하고 싶다
'나 그때 혼자 다 먹고 싶었잖아'
- 푸핫
조리원 함께 가는 아빠들이여 꼭 따로 먹을 밥도 챙겨가자!
다음 이야기 : 한여름에도 '한기'가 서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