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순간을 마주할 때
혼자였을 때는 미처 몰랐다.
내가 내린 선택의 끝에 매달린 책임의 무게가
이토록 육중한 것임을.
그때의 책임은 그저 나라는 사람
한 몸 건사하면 그만인 가벼운 것이었다.
엄마라는 이름을 입고,
지켜야 할 아이들이 늘어갈수록
'선택'은 더 이상 자유가 아닌 공포가 되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지만,
그 선택의 펜촉이 내 삶이 아닌
아이의 도화지를 향할 때면 나는
자꾸만 손을 떨곤 한다.
과연 내게 이 아이들의 인생을
대신 그려갈 자격이 있는 것일까.
가장 아픈 대목은 이것이다.
내 선택의 결과값을 오롯이
나 혼자 감당할 수 없다는 것.
선택이 옳았든 틀렸든,
그 여파는 나와 아이가
나란히 나누어 짊어져야 한다.
특히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느껴지는 순간,
그 결과 뒤에 끈덕지게 달라붙는
'죄책감'이라는 이름의 그림자는
나를 깊고 어두운 동굴 속으로 밀어 넣는다.
"혹시 나의 서툰 판단 때문에
아이의 하늘에 먹구름이 낀 건 아닐까."
매 순간 정답만을 고를 수는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엄마라는 마음은 자꾸만 오답 노트를 뒤적이며
스스로를 자책한다.
오늘도 나는 무거운 선택의 기로 위에서,
부디 이 걸음이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조심스레 발을 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