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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종 is Back.

수술 D-3

by 안미쌤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그동안 제 몸을 위해 쉼을 갖겠다고 통보아닌 통보를 한 후, 나롱이 연재글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무거운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데요.


사실 11월 말에 갑작스러운 하혈이 시작되고, 어마무시한 양과 덩어리 혈에 응급실도 여러 번, 철분 수액도 여러 번 맞으며, 겨우 살아가고 있었어요.


놀란 나머지 바로 산부인과로 달려갔는데, 8년 전 수술했던 근종이가 다시 "근종 is back!"하고 돌아왔다네요?


그것도 생리혈 자리에 턱 하니 자리를 잡은 놈이 4cm.

그 옆에 또 3cm.

그리고 1cm 이하의 다발성 근종들이 맛집이라며 떼거지로 왔다네요?


피임약을 처방받아먹으며 하혈은 억지로 멈췄지만, 쉬는 1주일 기간에는 그야말로 사람 사는 게 아닙디다.

팬티형 생리대를 30분에 한 번씩 갈며 새벽 내내 변기에 앉아 피를 흘리는 제 자신이 너무 불쌍해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8년 전 수술 이후, 정기적으로 1년에 한 번 검진을 받았는데도 이지경이 되어버려 너무 당황스럽더라구요.


사실, 23년도 3월에 근종이 조금 생기려고 하니 임신을 얼른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때 나롱이의 심장병 투병으로 제 몸을 돌볼 수가 없었고, 24년 10월에 나롱이를 떠나보낸 지 1개월 후, 제 몸에 적신호가 켜졌어요.


나롱이를 돌보며, 정작 제 몸은 돌보지 않은 제 탓이죠.


아프고 나니, 심장병으로 1년 넘게 버틴 나롱이가 새삼 더 대견스럽고, 아픈 고통을 어떻게 낑소리 한 번 안 내고 참았는지 존경스러웠어요.


그때, 나롱이는 누나가 옆에 있으니 든든했겠죠?


그런데 저는 나롱이가 없으니 너무 허전하고, 쓸쓸하네요.


물론 남편이 정성스럽게 돌봐주지만 나롱이의 빈자리를 채울 수는 없더라구요.


오늘도 출근길에 그렇게 눈물을 펑펑 흘렸어요. 그냥 마음이 울라고 하네요? 그렇다고 나아지지는 않지만, 울어버리니 좀 개운해졌어요.


이제 멀게만 느껴졌던 수술이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에도 개복술을 하기에 그때의 고통이 되살아나 긴장이 많이 되지만, 그만큼 연륜이 생겼으니 잘 버텨보려구요.


그 간 일을 털어내버리고 싶어서, 제 고향 같은 '브런치스토리'를 켰어요.

두서없이 써 내려간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술 잘 받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리고, 모두 건강하세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


안미수술짤.png




쓰고 나니, 제100번째 글이네요.

뭔가 수술이 잘 되고, 건강해질 것 같은 기분이에요. :)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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