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는 꼭 사람으로 태어나렴.
오늘 출근하는 길.
로드킬 당한 고양이를 만났다.
운전을 하면서부터 종종 마주치는데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마음이 불편해진다.
나는 항상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지날 때,
"다음엔 꼭 사람으로 태어나~~"하고 크게 외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하고 싶은 것들 다 누리면서 살아보라고.
오늘 마주친 고양이에게도 똑같이 "다음엔 꼭 사람으로 태어나~~"하고 외쳤는데, 그만 눈물이 터져 나왔다.
가까워질수록 마주한 그 아이의 모습은 여느 때와 다르게 그냥 자고 있는 뒷모습처럼 편안했는데, 그 모습이 더 슬프고 마음이 아팠던 걸까.
평소 같으면 저 한마디 해주고 말았을 텐데, 나도 모르게 그 아이에게 계속 이야기하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하늘나라에 가서는 아프지 마, 가서는 먹고 싶은 것도 실컷 먹고 재밌게 놀아~ 가서 엄마아빠도 만나고 하고 싶은 거 다 해.."
목이 메어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픈 나롱이 때문일까. 아니면 갱년기가 너무 일찍 찾아온 건가.
죽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편안해 보이는 그 뒷모습 때문에 주책맞게 울먹이고 있었다.
나는 이상하게 어렸을 때부터 동물들한테 마음이 쓰였다.
20대 중반 때 북한산 근처 학원에서 근무했었는데, 그때 유난히 길에서 죽은 동물들을 많이 발견했다.
쥐도 있었고, 꿩도 있었고, 참새도 있었다.
나는 그 아이들을 모두 내 손으로 직접 묻어주었다.
제 3자는 '동물을 묻어줬다.'라는 말만 들어도, '그걸 어떻게 만져~ 그걸 굳이 왜 묻어~'라고 하겠지만, 나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 쥐의 옆에는 새끼 쥐들이 어미가 잔다고 생각하는 건지 계속 깨우러 왔었고, 꿩은 다른 동물들의 공격을 받고 있었고, 참새는 친구들이 계속 부리로 쪼아가며 일으키려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때 근무했던 학원 원장선생님은 "넌 진짜 대단하다~ 그걸 묻어줄 생각을 하니~"라고 했지만, 혼자 애쓰는 모습에 같이 도와주신 적도 있다.
그리고 나에게 "넌 나중에 이 동물들이 다 도와줄 거야~"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그 말씀이 아직도 계속 생각이 난다.
그리고, 동물들도 유난히 나를 잘 따라온다.
졸졸 따라와서 대문 앞에 몇 시간을 기다린 강아지도 있었고, 어미 고양이가 자기 새끼를 우리 집에 물어다 놓은 적도 있다.
(고양이는 자기 새끼를 키워줄 것 같은 사람한테 새끼를 물어다 놓는다고 들은 적이 있다.)
키울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에 도와주진 못했지만, 아직도 그 아이들이 가끔 생각난다.
그때 나에게 새끼를 물어다 놓은 그 어미 고양이와의 눈 맞춤을 잊지 못한다.
'불편한 만남'은 계속되겠지만, 그 만남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생명을 가진 모든 이들이 살만큼 살다 가면 좋겠다.
그리고, 아직도 생각나는 그 말씀 "넌 나중에 이 동물들이 다 도와줄 거야~"
그래서 나롱이가 아직 내 곁에 있나 보다.
고마워,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