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는 못 말려

'일희일비'하는 가벼운 사람이 되지 말지어다.

by 안미쌤

요 며칠 브런치스토리 조회수가 평소의 10배 정도 올랐고, 어제는 [브런치 스토리 메인]에 내 글과 브런치북이 뜨는 바람에 흡사 '유명인이 된 듯한 착각' 속에 기분이 하늘을 날아다녔다.


누군가에게는 소소한 일 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나에겐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은 것 같아 다시 꿈을 꾸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하늘을 날 듯이 기분이 좋았던 건, 나보다 더 기뻐해주는 남편 때문이었다.


내 글이 메인에 떴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남편에게 알렸고, 남편도 메인에 내 글을 확인하자마자 '대박'이라며 너무 기뻐했다.

그리고는 주변 지인들에게 '우리 와이프 글이 메인에 떴다며,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좀 부끄럽긴 했지만, 내 남편은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은 시켜도 절.대.하.지.않.는.사.람' 이기 때문에 주변 지인들에게 자랑을 한다는 건 그만큼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다'는 것이기에 내심 고마웠다.




퇴근하는 길에 남편에게 물었다.


"내가 우울증을 극복해 보겠다며 그림 그려서 sns에 올릴 때는 처음에만 좀 보다가 그냥 시큰둥 하니 별 반응도 없었으면서 이번에는 매일 들어가서 글도 읽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주변 지인들에게도 홍보도 하고, 왜 이렇게 적극적이야?"


나의 물음에 남편은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글이 정말 좋아. 정말 잘 써. 그래서 그래."


사실 남편은 남의 기분을 위해서 칭찬을 해주는 성격이 아니다. '칭찬을 할 만해야 칭찬을 하는 성격'이다.

아무리 내가 '이 정도면 잘한 것 같지 않아?'라고 물어봐도 잘하지 않았으면 절대. 입 바랜 소리도 하지 않는다.


그런 남편에게 '단호한 칭찬(?)'을 들으니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쑥스러웠다.


평소 '칭찬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혼자 웅얼 웅얼거리며 다시 물었다.

(아무래도 더 구체적인 칭찬을 듣고 싶었던 게 분명하다.)


"그냥 일기 쓰듯 내 생각을 정리해서 쓴 건데.. 남들도 다 이 정도는 하지~ 오빠는 남편이니까 그렇게 보이는 거 아냐?~"


"너 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 아무나 저렇게 머릿속에 있는 말을 정리한다고 글이 되는 게 아니야. 그러다가 너 사람들한테 욕먹는다."


"그.. 그래?? 알았어~"




고백하자면, 난 어렸을 때부터 책을 한 권도 끝까지 읽은 적이 없다.

글을 읽는 게 싫어서 '만화책'도 거의 본 적이 없고, 긴 시간 기다려야 하는 미용실에서도 '잡지'를 읽어본 적이 없다.


그나마 읽는 건 '포털사이트 기사'정도?


그것도 내가 관심 있는 기사만 읽는 거지, 다양한 주제의 글을 읽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7차 교육과정의 첫 타자였던 나는, 이과라는 이유로 국어와 사회에 대한 과목 수가 상당히 줄어들었기에 더더욱 읽고 이해해야 하는 공부와 멀어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남편이 한 말이 '진짠가?'라는 의문으로 받아들여졌고, '나같이 평범하게 글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내 글의 조회수가 올라가고, 메인에 오르기까지 했으니, 이 얼마나 '일희'할 일이란 말인가!


다른 브런치스토리 작가님들의 글을 읽어보면 전문적인 글도 많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보였으며, 참신했기에 나같이 투박한 글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긴 어려울 거야.'라는 편견도 있었다.


그냥 처음에는 머릿속이 꽉 찬 느낌이고, 어디에 이야기할 곳도 없어서 그냥 일기 쓰듯 내 생각을 정리하면 힐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한 '글쓰기'였기에 이 사실이 더 놀라웠던 것 같다.


그렇게 요 며칠은 내 30대 중 '최고의 날'이었다.




사실 어제 이 사실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하나 작성했었다.


조회수가 올라가고, 메인에 올라간 일을 자랑하면서 "여러분도 늦지 않았으니, 꿈을 가져보세요"라는 메시지가 담긴 글이었다.


원래는 그냥 작성하면 다 올리는데, 글을 올리기 전 문득 남편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거 내가 올리려고 작성한 글인데, 음.. 올려도 되는지 한 번 봐줄래?"


남편은 글을 보자마자 "아니, 올리지 마."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왜~ 자랑만 하는 게 아니야. 글을 끝까지 읽어봐. 메시지도 있어~"


남편은 글을 끝까지 읽은 후에 다시 이야기했다.


"메시지는 참 좋아~ 그런데, 너무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사람이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정신 차려!!)


"이럴수록 꾸준하게 너의 글을 써나가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나는 바로 수긍했고, 내가 아무리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도, 먼 훗날 내가 정말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을 정도의 어른이 된다면 그때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역시, 오늘도 남편은 나에게 어른이 되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하지만, 메인에서 사라지고, 라이킷수도 적은 오늘은 또 '일비'하고 있는 나란 사람.


역시 난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보다!




아이들에게 항상 "점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항상 열심히 해!"라고 잔소리를 하면서 나는 '일희일비'하고 있었다.


'요령 부리는 토끼보다는 꾸준한 거북이가 되자!'라고 해놓고, 꾸준한 노력 없이 저 꼭대기에 빨리 도달하고만 싶었던 건 아이들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려면, 적어도 내가 그런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에게 '꾸준히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선 오늘부터 나도 '꾸준히 글을 써 내려가야겠다'.


그래도 요 며칠은,


'기부니가 조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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