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에 '클릭'을 무는 이야기.

[나롱이는 못 말려] 나롱이 누나의 뒷 이야기.

by 안미쌤

나는 언제 내 곁을 떠날지 모르는 내 동생 나롱이와 함께 살고 있다.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그래도 잘 버텨낸 나롱이는 10개월째 아직 내 곁에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나롱이의 몸속은 사실 언제 무지개다리를 건너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다.


의사 선생님조차도 '나롱이가 누나의 정성에 잘 버텨주고 있는 것 같네요.'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나는 현재 나롱이의 투병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도 있지만, 나롱이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 연재를 시작했다.


그런데, 연재를 하면서 나롱이와의 추억을 찾아보고, 사진첩을 뒤적여 보면서 나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아픈 이후의 사진은 많았지만, 아프기 전 사진은 없어도 너무 없었다.


그 어린 시절의 나롱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만큼 내가 너무 무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알면서도 이제야 받아들인 것일지도.




나롱이가 지금 내 곁에 숨 쉬고 있어도, 언젠가 이별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머릿속으로는 계속 생각하며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반려견을 먼저 떠나보낸 보호자님들의 글을 읽다 보면 이런 준비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또 깨닫는다.


클릭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클릭하지 마, 제발.


또 다른 내가 나를 향해 외쳐보지만, 결국 또 클릭을 하고야 만다.




글을 클릭하기 전에는


'그래 나한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나도 견딜 수 있을 거야.'


라는 용기를 얻기 위해 클릭을 하지만, 읽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생각이 바뀐다.


'과연 내가 견딜 수 있을까?'

'나도 이렇게 힘들겠지?'

'나롱이의 흔적들을 보면서 어떻게 버텨야 하지?'


마음이 약해지고, 감정이 이입되어 이내 목이 멘다.




못 해준 것들만 생각난다.

지금이라도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데, 못난 누나는 내 몸이 힘들다는 핑계로 또 미루게 된다.


나롱이가 기다려주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미련하게 계속 옆에 있을 거라 착각한다.


분명 후회만이 남을 거라는 것을 안다.

지금도 출근한 누나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나롱이의 시간은 7배 빨리 흘러가기에 내 생각보다 시간이 더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옆에 있으니 소홀해진다.


마치 부모님이 평생 내 곁에 있을 거라는 착각과 같다고나 할까.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알지만, 나도 모르게 외면해 버리는 '회피형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클릭하지 말아야 할 글을 클릭하게 되어 그로 인해 생긴 감정들을 글로 쏟아내고, 내가 쓴 글을 또 누군가가 클릭해서 그 감정들을 공감해 준다면 조금은 털어버릴 수 있을까?


우울한 생각들 보다는 긍정의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오늘은 퇴근 후 나롱이와 잠시라도 걸어야겠다.


나롱아, 오늘은 누나랑 밤 산책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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