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을 통해 제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요즘 출근한 후에 수업 준비를 끝내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노트북으로 [브런치 스토리]에 접속해 [통계] 확인하기.
휴대폰에서는 전체 조회수 정도만 확인되고, 디테일한 부분들은 확인이 잘 안 되기에 출근해서 pc버전으로 통계를 확인하는 게 루틴이 되었다.
어떠한 글이 조회수가 높은 지도 궁금하고, 오늘은 또 몇몇 분들이 나의 글을 읽었는지도 궁금하기에.
처음엔 조회수에 연연했고, 급격한 조회수 증가가 있으면 어디서 유입된 건지만 궁금했다.
한마디로 결과만 궁금했던 것.
그런데 어느 순간 '검색'을 통해 내 글을 접하는 경우가 하루에 2~3건 정도 생겼고, 그럴 때마다 '유입키워드'가 내 눈에 띄었다.
그 '유입키워드'를 보고 알았다.
내 글이 행복한 글은 아니라는 것을.
하루는 밤 12시가 넘었을 시간, 통계가 리셋된 후에 '누군가 내 글을 읽었을까?'라는 궁금함에 브런치스토리 어플을 켜고, 통계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밤 12시가 넘은 시간 검색을 통해 내 글을 접한 분이 입력한 유입키워드는 '자궁근종 큰 병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 밤에 혼자 얼마나 걱정이 되면 검색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랬으니까.
나도 그때 근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폭풍검색을 했었으니까.
그 마음이 얼마나 싱숭생숭하고, 걱정이 되는지 알기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부디 수술까지는 아니길.
수술을 하더라도 얼른 쾌유하시길 바랬다.
그리고, 며칠 후.
더 마음이 아픈 유입키워드가 보였다.
'반려견 아픈 거'.
아마도 '반려견이 아픈 것 같아 어떻게 할지 모르는 보호자가 검색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별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만약 아프다면 '얼른 낫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내 글이 어떠한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만약 어떠한 질병을 가진 거라면 우리 나롱이의 이야기를 읽고 '희망'을 가졌으면 했다.
부디 반려견이 아프지 않고, 가족과 행복하길 바랬다.
그리고, 오늘 내 글의 유입키워드는 '울지 마 이미 다 지난 일이야'.
이 유입키워드를 봤을 때는 두 가지의 생각이 스쳤다.
생각 하나는, 이 문장을 쓴 글이 [삶의 반직선 위에 점일 뿐이야]라는 글이었고, 가수 샵의 노래 가사 중 일부분이기에 이 분도 라디오나 어딘가에서 이 노래를 듣고, 그때 그 시절 '노래 제목'이 궁금해져 검색을 했을 거라는 생각.
또 다른 생각 하나는, '어떤 힘든 일이 있길래, 이런 문장으로 검색을 했을까?'라는 생각.
두 번째 생각은 틀렸고, 첫 번째 생각이 맞길 바란다.
하지만, 두 번째 생각이 맞다면, 나의 글이 그분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길 바래본다.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가 검색창에 어떠한 단어나 문장을 써서 검색을 했고, 그 검색어와 맞아떨어진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에겐 행운이자, 자랑스러움일 수 있지만, 내가 쓴 글이 행복한 글만은 아니기에 그 글을 읽은 누군가는 어떠한 심정으로 그 글을 클릭했을지 마음이 쓰인다.
그래도 슬픈 결과가 아닌, 희망이 있는 글이기에 조금은 위로가 되었길 바래본다.
앞으로는 '행복한 유입키워드'가 내 글을 클릭할 수 있는 '버튼'이 되도록, 내 인생도 행복하길 바래본다.
오늘도 행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