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에서 300자
SBS가 ‘신년 특집 AI vs 인간’ 이라는 프로그램을 내놨다. 세간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던 이세돌과 AI의 바둑 대결보다 정교하다. 테마는 vs(겨루기)이지만, 단순 대결이 아닌 공존을 모색하려는 시도도 보인다. 자신들이 개발한 음성 AI 프로그램을 이제는 들을 수 없는 그리운 고인의 목소리를 구현하는 데 쓰고 싶다는 한 제작자의 말에선 그의 온기가 깃든 철학을 엿본다.
AI 김광석이 등장하는 장면이 흥미로웠다. 마침 김광석의 광팬인 아빠와 함께 시청하고 있어 ‘듣고 우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다(아빠는 김광석 노래만 들으면 그렇게 운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김광석의 목소리를 그대로 구현한 AI가 노래를 몇 마디 부르자 아빠는 엄마와 잡답을 한다.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거다.
“왠지 느낌이 안 사네.”
당연한 생각이다. 아빠가 좋아하는 건 김광석의 ‘노래’만은 아닌 거다. 노래는 ‘사람’을 대체할 수 없는 거다. 그러나 더 정교한 AI가 나오면 사람과의 감정적 교류 쯤은 쉽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아빠도 그땐 김광석 AI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릴지도.
그래도 난 아직까진 AI의 한계를 봐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키오스크로 가득찬 음식점에서 곧 AI가 사람을 대체하게 된다는 뉴스를 듣고 있노라면 숨이 턱 막히기 때문이다. 내 걱정과 상관없이 AI는 나날이 발전할 것 같지만, 나는 그런 시대가 조금 늦게 왔으면 좋겠다. 효율성을 중시하다 사람을 잊는 사회가 되지 않게 AI의 한계가 좀 더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