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에서] 시끄러운 논쟁, 조용한 철학

동작에서 300자

by 동작에서

26일 드디어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시작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스트라제네카다. 그러나 접종을 목전에 두고 아직도 말많고 탈많은 백신 설전은 계속되고 있다. 한 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아스트라제네카 1호 접종 대상을 대통령으로 해 국민의 백신 접종 불신을 종식시켜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여당 의원의 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데, 좀 이상하다. 대통령이 실험대상인가, 국가원수에 대한 조롱이냐는 발언으로 맞받았다. 분노가 지면을 뚫는다.


의구심 하나. 접종 대상 1호는=실험대상인가. 대통령의 건강이 국가 기밀이라는 것에는 동의하더라도, 접종 대상 1호가 될 대한민국 국민 중 한 사람을 그가 말하는 “실험대상”으로 취급하는 것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야당도 좋은 의도를 가지고 말했을리 만무하고, 서로 물고 뜯는 현 정치 지형에서 나오지 않으면 이상한 과민 반응이라고도 생각된다.


의구심 둘. 접종 논쟁 안에 대한민국의 철학이 담겨 있는가. 영국은 최우선 약자인 노인에게 접종하면서 “누구라도 맞을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미국은 이민자이자 유색인종 여성 간호사에게 가장 먼저 접종했다. 인도네시아는 대통령이 가장 먼저 접종한 반면 고위공직자가 백신을 몰래 먼저 맞아 논란이 된 페루와 필리핀과 같은 나라도 있다. 이렇게 최초 접종자는 한 나라의 생각을 드러내기도 하고, 철학이 담겨있을 수도 있으며, 민낯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의 1호 백신 접종자는 요양병원 입소자, 종사자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한국의 철학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백신 접종 논란 속 묻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제, 불과 3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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