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의 모임이 싫다. 그곳에 있으면 내가 겁쟁이가 되는 것 같아서 싫다.
또 연애 이야기이다. 나도 연애를 하고 있을 때는 더 없이 즐거운 이야기들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일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져서 지금은 마음이 안좋다.
내가 마음이 안좋은 이유는 그리움 탓이 아니다. 기본 5년 이상씩 연애를 하고 있는 친구들의 연애 햇수가 부러울 뿐이다.
언젠가 끝이 있다는 생각이 우리를 사랑하지 못하게 했다. 상대를 보듬을 자신이 없어서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내 연애는 끝났다. 둘이 손잡고 용기있게 세상을 헤쳐나갈 깜냥이 안됐다.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말이다.
반면에 내 친구들은 어떤가. 죽을듯 싸워도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을 놓지 않는 용감한 자들이다. 힘든 순간 좋은 순간 함께할 자신이 있는 단단한 그들이다. 내 1년과 그들의 n년의 연애성적표가 비교되는 순간이다.
이런 마음이 오랜 연애에 대한 동경을 만들어냈다. 연애를 빨리 끝내는건 연애라는 폭풍을 이겨낼 용기가 없는 사람의 방증이요, 나약하다 생각했다. 포기란 모르는 내 성격도 한몫했다. 연애에 감정보다 노력에 가치를 두는 내 이상한 사고방식도. 그래서 난 연애보다 '오랜'연애가 좋다.
"야 너 대단하다. 헤어졌네 잘했어. 용감하다"
올해로 7년째 연애중인 친구의 말이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헤어진 내가 대단하다니. 내 생각엔 너가 더 대단한 사람인 것 같은데?
"대학생활에 전부가 되어서 얘가 없으면 통채로 사라질까봐 무서워. 헤어지고 싶어도 못헤어질 것 같아. 그러니까 너 대단한거야."
마냥 부러웠던 오랜 연애가 부럽지 않아지는 순간이다. 이별을 감내하는 나도 대단한 사람이구나. 내가 동경하는 그 오랜연애를 하는 사람도 사실은 겁이 많구나. 나만 겁쟁이가 아니구나.
내가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랑의 잔상을 용기있다 칭하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사랑하고 있는 사람도 사랑하지 않고 있어도 그렇다. 그러니까 우리는, 여기 존재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모두 용감한 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