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그남의 이야기
#여행 #자영업 #동료
울산이 고향인 그는 성인이 되어 제주도를 자주 여행 오던 청년이었다.
2018년 하반기,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올레길을 걷기 위해 3주 정도 길게 제주에 체류하게 되었는데 그때 게스트하우스 스텝 문화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단순히 제주에서 더 오래 지내고 싶다는 마음과 스텝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제주살이를 시작했다.
이주를 계획하고 내려온 것이 아니기에 모아둔 돈이 떨어지면 올라가야지, 생각했던 그는 특별한 직책을 맡은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레 스텝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에 사장님이 게스트하우스 공동운영에 대한 제안을 해왔고, 전 사장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공동운영을 정리하고 지금의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하게 되었다.
“기회라는 게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이 있잖아요. 운이 좋게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더니 제주살이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게하 오픈 시기와 코로나가 맞물려 터졌는데, 그로 인해 여행문화가 많이 바뀌어서 다른 게스트하우스와 차별화를 둘 수 있었죠. 저희는 전 객실 개별실로 운영하고 있거든요.”
현재 그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의 스텝은 5명이다. 이중 4명 정도는 제주 이주를 생각하고 있고, 나이대도 비슷해 자주 삶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는 든든한 동료들이다. 이들 덕분에 다음 플랜을 도모할 수 있는 준비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다. 제주에서의 새로운 삶을 개척해나가는 그에게 여러 질문을 던져보았다.
Q 현재 삶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
만족한다. 모든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충이겠지만 처음으로 나만의 사업체를 만들어 운영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실패에 대한 불안감에 초반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다행히 든든하게 도와주는 스텝들 덕분에 현재의 삶은 육지에서 생활할 때 보다 만족하며 살고 있다. 먹고 싶은 것 먹을 수 있고,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고, 내가 하고자 하는 걸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Q 제주에서 계속 살 계획인지?
확답하기 어렵다. 자영업 특성상 현실에 안주하게 되면 도태되기에 꾸준히 다음 플랜을 계획해야 하는 입장이다. 제주에 계속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쭉 지내고 싶고 그렇게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제주로 인해서 먹고살고 있는 입장에서 제주라는 지역이 없었으면 삶의 만족도가 이 정도일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Q 도민들과의 교류가 있는지?
업종 특성상 관광객을 90% 이상 만나기 때문에 도민과의 교류는 전혀 없다. 일 말고 대외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이주민도 손에 꼽는다. 하지만 스텝들이 그 부분을 충족시켜주기에 도민과 교류가 없다는 점이 외롭거나 아쉽지는 않다. 사실 ‘괸당 문화’라는 것도 이번 인터뷰를 통해 처음 들어보았다.
Q 도민의 정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누군가 “제주도 사람이세요?”라는 질문을 하면 “원래 제주도 사람은 아니고요, 온 지 3년 됐어요.”라고 대답한다. “도민이세요?”라는 질문에는 “도민은 도민이죠.”라고 애매하게 대답하게 된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 보니 결속력은 없다.
#내집마련 #정착 #행복
코로나 시국에도 안정적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나이를 먹을수록 조금 더 편안한 생활을 추구하게 되고, 김그남도 안전자산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하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제주에 집을 사는 것이다.
“제주에서의 삶이 행복하지만, 현재 제게 일은 돈을 버는 수단에 불과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행복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일하기 싫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더욱 소소한 행복을 찾으려고 하죠.”
그가 말하는 행복 중 하나가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시간이라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제주라는 기회의 땅에서 자신만의 터전을 일구며 살아갈 그의 삶에 응원과 격려를 보내며 인터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