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건 없는데요

불알친구는 있어요

by Anna

07 우정사진 남기기


소라와 나는 열네 살 때 만났다.

그로부터 16년이 흘렀으니 이 친구를 알기 전 보다 알고 난 뒤의 세월이 더 길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울 정도로 우리의 인연은 깊다.


우리는 중,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다.

무슨 겉멋이 들어서 추운 겨울 맨다리로 학교를 가다 문방구에 들어가 얼어있던 종아리를 녹이던 일, 짧은 머리를 어떻게든 살려 보겠다며 샤기컷이니 울프컷이니 하는 유행 헤어스타일을 맞춰 자르던 그때, 매일 아침 집 앞에서 만나 걸어 등교하고 자연스레 같이 하교하던 길, 인생의 고민과 걱정, 즐거움과 새로움을 당연히 모두 함께 겪던 날들.


소라를 빼고는 내 인생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겐 중요한 사람이다.


스무 살이 되어 각자의 길을 선택했을 때, 소라가 서울로 이사 갔을 때, 내가 프랑스나 제주도로 떠나게 되었을 때는 잠시 멀어지기도 했지만, 약 1년 전부터 우리는 매일 카톡으로 연락하는 더욱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나이가 드니 마음에 꼭 맞는 친구를 사귀기가 더욱 어렵다.

소라라는 친구를 그 어린 시절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가 없을 것만 같다. 나와 같으면서도 다른, 다르면서도 같은 이 친구와 영원히 함께 하길 소망한다.


사랑하는 내 친구 소라와
"나와 친구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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