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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Mar 07. 2023

멍하다 / 우불함 / 고마움

2023.03.07. 화요일

아침. 멍하다

밤새 잠을 못 자고 뒤척였다. 미세하게 느껴지는 근육통에 생각할 건 왜 이리도 많은지, 반은 쓸데없는 걱정이겠지만 계속 머리를 맴돈다. 온전히 내 것이 아니라는 찝찝함, 은연중에 더 잘하고 싶어 하는 압박감, 그 와중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회피감, 집에 대한 고민, 결혼, 운동, 동기부여 등등의 조각들. 눈을 떴지만 멍하다. 과부하가 걸린 것 같다.


점심. 우불함

우울하고 불안하다.. 할 일은 많고 걱정도 많고 쉬는 날인데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잠도 안 오고 감정이 왜 이렇게까지 날 뛰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나를 달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날씨는 좋은데 이렇게 축 쳐지다니.. 밖에 나가고 싶지도 않고 이렇게 감정을 정리하는 것도 힘들다. 빨리 시간이 지나버렸으면 좋겠다.


저녁. 고마움

요즘 내 일상에서 일을 빼고 나면 상이 남는 게 아니라 오빠가 남는다. 그만큼 내 인생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거다. 오늘은 오빠가 서울로 출장을 간 날이라 아침 일찍 공항에 데려다주고, 저녁에도 모시러 공항에 왔다. 비행기가 연착되어서 예정보다 늦게 도착했지만 괜찮다. 내 무기력함과 우울함을 떨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원동력이니까-! 그런 오빠의 존재만으로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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