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안나 01
새벽 4시까지 짐을 싸고 (그동안 나는 무얼 했나.) 5시에 공항으로 출발. 지하철처럼 생긴 이동수단을 타고, 탑승동에 도착하여 중국동방항공 비행기에 올랐다. 이코노미는 정말 좁다.
상해까지 약 2시간의 비행은 금방 끝이 났고, 나는 환승을 위해 transfer를 따라갔다. 환승 수속은 조금 더 간단히 끝났는데, 갑자기 중국어로 방송이 나오고, “쏼라 쏼라 paris” 라고하기에 불안하던 찰나, 불어로 또 “쏼라 쏼라 retard” 하기에 ‘아 그 말로만 듣던 연착이구나.’ 하고 무작정 기다렸다.
대략 한 시간 정도 더 기다려서 비행기를 탔고, 12시간 이코노미 비행은 정말 지옥 같았다. 파리에 간다는 설렘보다는 불편한 자리 때문에 아픈 허리와 엉덩이가 날 힘들게 했다.
연착된 비행 때문에 프랑스 시간으로 저녁 7시 5분 도착이었던 비행기는 7시 30분쯤 샤를드골에 착륙했고, 나는 불확실한 민박집 픽업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안고 입국심사대로 갔다. “Bonjour” 직원은 별말 없이 입국 도장을 쾅 찍어줬고, 짐을 찾기 위해 ‘bagage’만 따라갔다.
멀리서 보이는 내 에메랄드 색 캐리어를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곧이어 나오는 나의 금색 캐리어를 발견했다! 하지만 등엔 커다란 백팩이, 한 손엔 28인치 캐리어가 있어 또 하나의 캐리어를 꺼내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어!? 내 짐!”이라는 내 말과 표정에 눈치를 챈 한 외국인이 고맙게도 내 캐리어를 직접 내려서 나에게 주었다. 공항에 혼자 떨어지는 거라 걱정이 많았는데 예상외의 친절에 쉽게 감동하였고, 난 “Merci”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프랑스인이 아닐 수도 있는데 “Thank you” 할 걸 그랬나 싶다.) 아무튼 무사히 5번 출구에서 민박집 사장님을 만났고, 사장님의 첫마디는 “어디 이민 가세요?”였다.
아직은 시차 적응이 안 된 상태라 계속 졸리다. 내일은 무조건 에펠탑에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