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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솔 Dec 15. 2024

달팽이

나 홀로 길을 가네

[나 홀로 길을 가네]

https://youtu.be/pzOxs6SvnI8?si=VgX7SZyKdlrq1RV1


등껍질 속에 달빛을 품고 새벽이슬을 안은 채 

길을 떠난다

젖은 돌담 위에서 달을 짓고 

촉수로 바람을 만질 때면 

우주가 머리끝에 머문다


몸으로 세상을 읽어가며 홀로 가는 길

반복되는 멈춤과 나아감

존재의 의미를 더듬어가는 침묵의 길


어디로 가는 것일까, 묻지 마시길 

그저 바라만 보시길 

힘을 내어 순례를 마칠 때까지, 부디


짊어진 집 속에 계절이 쌓이고 

작은 우주를 느리게 가두며 

세상을 읽는다

사색의 길 위로 놓인 흔적들은 떨림이 없다


은빛으로 쓴 편지가 아침이면 사라진다 해도 

존재함으로 길이 되는 날들

느릿느릿 

그렇게 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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