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가 달라졌어요!
다음 달이면 로리가 만 36개월이 된다.
한동안 기저귀를 떼지 못해 걱정이 많았지만 드디어 오늘 저녁, 스스로 해냈다.
외출하지 않고 집에만 있을 때는 팬티만 입혀두었다. 그러나,
소변이나 대변이 마려울 때면 로리는 기저귀를 입혀 달라고 뛰어오곤 했다.
"괜찮아, 팬티에 해도 돼. 천천히 해보자" 하며, 억지로 다그치지 않았다.
몇 번 소변기에 서서 오줌 누는 연습을 시켰다. 가끔씩 장난 처럼 흉내를 내더니 이젠 익숙해졌나 보다.
시원하게 볼일을 본 후 기특하게도 통째로 가져와 자랑까지 한다.
물론 아직 아기 변기는 장난감처럼 머리에 뒤집어쓰거나 의자 삼아 앉는 용도였지만.
그런데 오늘 저녁,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중 로리가 조용히 놀이방으로 들어갔다.
장난감을 가지고 나올 줄 알았건만, 잠시 뒤
"엄마! 이거 봐요! 로리가 여기에 응가했어요! 할머니~ 할머니가 싫어하는 뱀같이 생겼어요, 뱀!"
변기통을 들고 식탁 앞으로 나오는 로리.
엄마는 놀라 입을 틀어막았고, 아빠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벌떡 일어났다.
나는 다가가며 "뭐야? 우리 로리가 끙끙이에 응가했어?" 하자,
로리는 활짝 웃으며 변기통을 내민다. "할머니 가져요~"
순간 모두 박수를 치며 로리를 칭찬했고, 나는 변기통을 조심스레 받아 들었다.
"우아! 예쁜 냄새~"
아이 아빠와 엄마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연신 소리치며 웃었고, 모두가 뿌듯해했다.
기저귀 문제로 괜히 스트레스를 줄까 싶어 말은 아껴왔지만, 속으론 걱정과 한숨이 많았다.
그저 자연스럽게 기다리는 척했을 뿐, 나도 여유롭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는 기저귀 없이 여벌 옷과 팬티만 챙겨 어린이집에 보내려 한다.
실수도 하겠지만,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문득 생각해 본다.
예전에 나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던가.
배변 훈련을 언제, 어떻게 마쳤는지 기억이 흐릿하다.
마치 아이들이 저절로 큰 것처럼 착각하며, 로리에게는 은근한 조급함을 품었던 건 아닐까.
그럼에도 오늘,
로리는 분명 한 걸음을 내디뎠고, 나는 그 작은 성장을 기쁘게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