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럭무럭 자란 상추
잘 자란 상추, 첫 수확의 날이다.
엊그제 종일 비가 내린 후 텃밭은 초록으로 무성해졌다.
처음 모종을 심을 때는 손보다 작던 상추가 이제는 로리 얼굴만큼 커졌다.
텃밭에 나간 로리는 상추 앞에서 "와아~!" 하고 탄성을 지른다.
장난감처럼 손에 쥐었던 물뿌리개로 정성껏 물을 주고(빗물에 흙이 잎에 튀어서 닦아주느라)
작은 손으로 하나하나 따기 시작했다.
"할머니 이거 빨리 먹고 싶어요" 하고 말하는 표정이 참 진지하다.
드디어 로리표 첫 상추로 식탁이 차려졌다. 치커리, 아삭이 상추, 로메인, 버터헤드, 적치커리...
골고루 따온 걸 씻어 놓으니 밭이 살아서 식탁 위로 올라온 듯 푸짐하다.
직접 키운 상추를 삼겹살에 싸서 한입 가득, 로리는 입도 크게 잘 벌리고 먹는 것도 복스럽게 잘 먹는다.
"맛있어~!" 하며 뿌듯해하는 로리.
정말 맛이 달랐다. 비 맞고 햇빛 보며 잘 자란 채소는 씹히는 맛과 달콤한 뒷맛이 마트에서 사 온 하우스 야채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달랐다.
"할머니~ 맛있어요~"
그 순간 텃밭에서의 모든 수고를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아이와 함께한 작은 수확의 기쁨은 가을걷이까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