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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언제 와요?

내가 데리러 갈게요

by 혜솔

며칠 전, 로리 엄마가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났다. 작은 접촉사고가 아니었음에도 다행히 몸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교통사고라는 것이 몇 시간 지나고 나면 온갖 후유증이 드러나는 것, 결국 병원에 입원을 했다.

오늘 오후에 로리를 데리고 병원에 면회를 갔다.

"엄마, 왜 이런 옷을 입고 있어요? 얼른 벗어~"

환자복을 입은 엄마가 이상했나 보다.

"엄마, 왜 여기에서 잤어?"

여기는 병원이고 아파서 치료를 받느라 며칠 있어야 한다고 말했을 땐 그런가 보다 하더니 면회가 끝나고 나가려 하니 난리가 났다.

"엄마도 가야지, 왜 안 가요?"

"로리야, 엄마는 지금 치료를 받아야 해. 간호사 선생님이 부르시잖아 치료받으러 나오라고"

"그럼 나랑 같이 가, 나도 치료받으러 갈래요. 나도 갈래"

징징 거리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나왔다. 가슴 아픈 이별의 장면까지 연출된 것은 아니지만 엄마도 아이도 아쉬운 표정은 감출 수 없어 보였다.


자동차 안에서 로리가 물었다.

"할머니, 엄마 언제 와요?"

"두 밤 자면 올 거야, 엄마가 아픈 데만 얼른 치료하고 온다고 약속했잖아"

다시 울먹이는 소리로 묻는다.

"로리가 엄마 데리러 가도 돼요?"

"그럼 그럼, 아빠랑 로리가 엄마 데리러 가면 돼, 그럼 엄마가 기뻐하실 거야"

로리는 그제야 소리 내어 웃는다.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로리가 또 묻는다.

"할머니! 엄마한테 노래 불러줘도 될까요?"

"무슨 노래? 한번 해볼래?"

그런데 선곡이... 가슴이 서늘하다.

그러나 엄마는 심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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