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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미 Feb 16. 2024

잘 무너지고, 일어서는 법 2

힘들 때, 무너질 때







 1. 감정 토해내기



  1) 해결된다니까


어렸을 때는 힘든 일이나 고민을 잘 털어놓지 않았다.

다들 고민도 많고 본인 삶도 살기 힘들 텐데 굳이 내 짐까지 지우고 싶지 않았다.

분위기를 심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사실 속마음은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두려웠던 것 같다.

나와 보내는 시간을 기분 나쁘고, 무거워지는 시간으로 느끼지 않을까,

나를 어둡고 근심 가득한 사람으로 여기고 멀리하지 않을까, 겁이 났다.


고민 자체도 누구한테 말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남들의 생각을 듣기보다는 내 안의 답을 찾아야 할 문제였다.



그런데 막상 말해보니, 말한다고 해결이…되었다..?!


문제가 조금도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털어놓는 것만으로 가시는 아픔이 있었다.

그래서 해결할 힘이 생겼다.


말로 표현하면서 무엇이 왜, 어떻게 아픈지가 명확해졌다.

말로 설명하면서 무엇들이 문제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정리되었다.

해답은 내 안에 있다 하더라도,

내 안에 있는 해답을 끄집어내는데 도움이 되었다.

사건과 사건에 처한 나를 한 발, 떨어져서 볼 수 있었다.

나는 결코 낼 수 없을 해답을 들을 수 있었다.

나와 다른 경험치를 쌓아왔기에 가질 수 있는 해답이랄까.


말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덜 아파지고, 처한 상황이 이성적으로 보이고, 해답의 윤곽이 잡혔다.

마법 같았다.




  2) 찐친 등극


상대방을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여기고 화풀이하듯 신세 한탄만 주구장창 늘어놓는 게 아니라면,

진솔한 고백은 되레 관계에 도움이 된다.


평소 더욱 친해지고 싶었던 사람,

보다 가깝게 여겼던 사람이 나에게 말못할 고민을 털어놓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고맙네.

나를 이렇게 깊은 고민까지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 주다니.

이 사람도 나를 깊은 관계로 생각하고 있었구나.

덕분에 나라는 사람도, 우리의 관계도 특별해진다.


고민을 듣는 사람도 배우게 된다.

나라면 어떻게 대처할까,

본인의 해답을 내어 조언해주면서, 본인을 알게 된다.

친구가 도움을 먹고 자라 실제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직접 겪지 않고도,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간접경험을 하게 된다.

저렇게 하면 되는구나, 저렇게 하면 안되겠구나,

저게 필요 하구나, 조심하고 대비해야겠구나,

알게 된다.

무엇보다 비슷한 무게의 어려움이 닥칠 때 비빌 언덕이 생겨, 안심하게 된다.


고민을 털어놓는 행위는 말하는 이에게도, 듣는 이에게도 좋은 일이다.




  3) 속병나.


나를 너무 믿지 말자.

나는 보살이 아니다. 

왜 그랬을까 고민해서 이해하고 삭힌다고 삭혀지지 않는다.  

드는 생각과 감정과 상처를 말하지 않으면 가슴에 쌓인다.

믿을 수 있는 누군가에게 털어놓아야 한다.


마땅한 친구가 없다면, 얼굴을 마주하거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상담 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화나 채팅을 통해서 비대면 익명으로 전문상담가에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직접 접해본 어플을 하나 소개해 두겠다.

https://trost.co.kr/   #트로스트 #trost


상담 앱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각종 센터를 검색해 전화하거나 찾아가보자.

들어주고 도와주는 것이 직업인 분들이 모여있다.

공공센터에 찾아가 도움 요청하기를 어색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물건을 사면서 이래저래 세금을 내지 않나.

세금으로 병원비를 내뒀다 생각하고 병원 다니듯, 공공 센터를 적극 활용해보자.

고민을 해결해주는 병원.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기뻐해주는 따듯한 손길들이 많다.


그리고 마지막 미션,

상처를 준 당사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꼭, 당사자에게 나의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자.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말이든 편지든, 행정조치나 중간자를 통한 입장전달이든,

무엇이든 좋다.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용기를 내보자.

어떤 방식으로든 ‘상처를 당사자에게 전달한 경험’을 해야 비로소 털어낼 수 있다.


제대로 전하지 않고 혼자서 알아서 용서하고 끝내면 두고두고 가슴에 남았다.

그리고 상대와의 오해도 쌓였다.

상대도 나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끝을 맺었기 때문이다.

벽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더라도 나를 위해서, 나의 입장을 전해 두자.

말하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

말하지 않고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괜히 실망하지 말자.


어떤 상처는 시간이 해결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해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감정과 생각을 충분히 전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고,

시간이 지나도 해결될 수 없다.

그저 곪을 뿐이다.


괜찮은 척 해봤자 나만 손해다.

내 아픈 상처가 충분히 보살펴질 수 있도록 숨기지 말고 보여주자.

솔직하게 말하자.

아프다고.





2. 내 안에 쌓이는 것은 다르게


또 보러 와요 :)



▽ 앞선 글 링크

https://brunch.co.kr/@anna-vivir 

0. 나 용서하기
0. 사건과 나를 분리하기
***1. 감정 토해내기
***    1) 해결된다니까
***    2) 찐친등극
***    3) 속병나.
2. 내 안에 쌓이는 것은 다르게
   1) 일상 유지로, 매일 작게 성공하기
   2) 어떻게 받고, 대처할지는 내 몫
3. 주변에 알리기
4. 자존감 챙기기
   1) 인생 N막 시작
   2) 대견해.



https://brunch.co.kr/@anna-vivir/22

▲▲▲▲▲ 앞선 글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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